개봉 코앞 '토르2' 관객 볼모 입장권 수입 분배 다툼

CGV와 월트디즈니 코리아간 부율 조정 온도차 커…서울시내 CGV에서 상영 못할 처지

3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토르: 다크월드'(이하 토르2)가 서울에 있는 모든 CGV 상영관에 걸리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극장과 배급사가 입장권 수입을 나누는 부율 조정을 두고 국내 최대 멀티플랙스인 CGV와 토르2의 직배사인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이하 월트디즈니 코리아)간 온도차가 큰 탓이다.
 
28일 CGV와 월트디즈니 코리아 등에 따르면 CGV는 지난달 1일 월트디즈니 코리아, 워너브라더스, 이십세기폭스 등 외화 직배사들에 부율 조정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현행 서울시내 극장과 외화 배급사간 4대 6의 부율을 5대 5로 변경한다는 것이 공문의 내용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에 있는 CGV에서 상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 CGV 측의 입장이었다.
 
CGV는 한국 영화의 극장 점유율이 외화보다 크게 높아진 현실에서 외화에게 유리한 부율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CGV,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는 한국 영화 배급사와의 입장권 수입을 기존 5대 5에서 4.5대 5.5로 배급사에 다소 유리하게 바꾸는 계약을 체결했다.
 
CGV 관계자는 "한국 영화의 입지가 커지면서 외화가 한국 영화보다 더 큰 입장권 수익을 가져간다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이번 조치는 바뀐 환경에 맞춰 부율을 정상화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외화 직배사들은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CGV가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통보 형태로 부율 조정을 강요했다는 점에 유감을 나타내고 있다.
 
월트디즈니 코리아 관계자는 "당시 개봉을 앞둔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몬스터대학교' 프린트를 CGV에 보내면 부율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겠다는 것이 CGV의 통보였다"며 "우리는 대화를 통해 필요하면 부율 조정에 나선다는 입장이었는데, CGV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통보하는 형태여서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몬스터대학교가 서울시내 CGV에서 상영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토르2의 개봉을 이틀 앞두고 불거진, CGV와 외화 직배사가 벌이는 부율 조정 다툼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 것은 개봉을 기다려 온 관객들이다.
 
한 영화팬은 "최근 토르2에 출연한 배우까지 내한해서 영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놓고는 개봉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이 벌어지니 관객 입장에서는 난감한 노릇"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지면 매번 관객을 볼모로 두고 싸우는 형국인데 관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두고 논의든 싸움이든 벌이는 것이 도리지 않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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