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대책 안전하지 않아”
원전 피해주민들을 돕는 인도주의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와카미 나오야 목사는 일본의 정치지도자가 국제사회를 상대로 그런 발언은 한 것은 너무나 창피한 일이라면서 그런 식으로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가와카미 목사는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의 동북부지역 교회들이 연합해 결성한 센다이 그리스도교연합 피해지원네트워크(약칭 동북헬프) 사무국장을 맡아 피해자지원활동을 펼치면서 수시로 현장에 드나들어 현지 상황에 가장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이런 가와카미 목사가 현재 도쿄전력과 일본정부가 보여주는 사고수습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느낀 소감은 한마디로 무능력에 대한 실망이라고 한다. 그는 “현재 오염수를 저장하고있는 천개의 탱크가 대부분 서둘러 만든 간이탱크여서 안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걱정하면서 특히 천개나 되는 연료봉이 기존 원전건물안의 저수조에 보관돼있는데, 이 건물의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가와카미 목사는 “11월부터 연료봉을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인데, 하루 한 개밖에 이동을 못한다니 천개를 옮기는 동안 어떤 사고가 날지 걱정”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의 수입금지조치는 당연한 결정”
가와카미 목사는 한국정부의 원전사고 인근지역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일본정부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오히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게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면서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이바라키현 앞바다에서 잡은 농어에서 kg당 10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일본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고농도 오염 수산물은 아직 일반적 현상은 아니지만 바다에 대한 오염이 점차 진행되고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것이다.
원전사고 후유증 본격화되기 시작
“원전사고 피해는 마무리.수습단계가 아니라 이제부터 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가와카미 목사는 걱정했다. 통상 백만명에 한명 미만이라는 소아 갑상선암 환자가 후쿠시마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지난 8월 조사에서는 19만명중에 무려 44명이나 확인됐다는 것이다. 또 34세부터 64세 사이의 심근경색 발병률 역시 후쿠시마가 전국 평균의 3.4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사고직후 반경 30km였던 소개지역은 이제 20km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5만에서 20만명으로 추산되는 주민들이 보금자리에서 쫓겨나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채 고통을 겪고있는 상황이다.
가와카미 목사는 “지금처럼 무능력하고 지지부진하게 사고를 수습해 문제가 계속 확대될 경우 일본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까지 악화돼 과거 한국처럼 IMF구제금융을 신청해야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상황이 악화되지않도록 전세계가 후쿠시마 원전사고 수습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헌신적 봉사활동 통해 기독교 위상 높아져
한편 가와카미 목사는 기독교단체들의 헌신적 봉사활동이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면서 기독교의 위상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목사 복장을 하고 거리를 지나가면 주민들이 알아보고 “기독교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하고, 예배출석인원도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본 동북지역 교회연합단체인 센다이그리스도교연합 소속 구호기관인 ‘동북헬프’ 는 아직도 임시주거시설에 거주하는 7만명의 주민들을 위해 상담과 각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불안해하는 주민들을 위해 식품방사능측정소를 설치하고, 지친 어린이들을 위로하기위해 방사능피해가 없는 지역에 가서 잠시 휴식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등 헌신적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