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방사능에 노출된 한류...“불안하지만 대책은 없다”
②한류스타들 "방사능 불구, 팬이 있으니 갑니다"
③"불안한 건 사실...피폭 검사 해보고 싶다"
④한류스타 안전 위한 정부 대책 아쉬워
방사능 피폭사례가 나오는 등 일본의 방사능 오염정도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국내 아이돌그룹은 여전히 현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전 불감증일까, 안전하다고 여기는 걸까, 어쩔 수 없는 걸까. 한 그룹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멤버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불안하긴 하다’로 요약됐다.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위험지역에는 가지 말라는 문자가 오고 돌아올 땐 보건소 가서 검사를 해보라는 문자가 온다. 또 여기저기서 위험하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오니 “무섭다”고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이들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과 관련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었다. 특히 한 멤버는 일본의 방사능과 관련된 모든 기사를 찾아본다고 했다. 전문적인 얘기까지 늘어놓은 그는 “만약 일본에서 활동을 안 했으면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멤버는 처음엔 가지고 간 라면만 먹고 다른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도 하루 이틀이지 오래 가진 못했다. “현지 음식을 먹을 때 생각이 나고 고민도 하지만 그들이 주는 음식을 거절할 수도 없고 결국 먹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멤버는 “크게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한다”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에서 주변 얘기들을 들으면 불안해지는데 막상 가서 활동하고 일본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그래서 뭐 어떻게 하냐’라는 반응들이 많다. 그들과 있다 보면 담담해진다”고 했다.
한 멤버는 방사능 위험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을 국내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 일었던 광우병 파동 때에 비유했다.
이 멤버는 “그들도 방사능 위험에 대해 알고 있고 뉴스에서 보도되는 것보다 실제 수치가 더 높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후쿠시마산은 조심하고 있지만 그 외에는 아무렇지 않게 먹는다. ‘뭐 어떻게 할 건데’ 그런 심정인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 역시 후쿠시마산 재료가 들어간 것은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도쿄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거라 믿고 있었다.
멤버들은 “방사능 수치 검사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한 멤버는 “하고 싶지 않다. 만약 수치가 높게 나오면 사는 동안 끔찍할 것 같다. 모르고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정상범위에서 벗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일본 활동을 어쩔 수 없이 하는 건 아니었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한다는 생각은 없다. 일본 사람들도 언급도 잘 안 하고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에 가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된다. 일본에 진출한 모든 K팝 가수도 그렇겠지만 활동을 할 때만큼은 걱정보다는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