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로 '다승왕' 배영수를 예고했다. 2연승 후 첫 패배를 당한 두산 김진욱 감독은 로테이션대로 이재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4차전은 배영수와 이재우로 끝이 아니다. 삼성과 두산 모두 '1+1' 선발 시스템으로 4차전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삼성, 배영수 + 차우찬
삼성의 4차전 선발 배영수는 올 시즌 14승4패로 크리스 세든(SK)과 함께 다승왕에 올랐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4.71로 썩 좋지 못했다. 게다가 두산전 4경기에서는 1승2패 평균자책점 7.78로 부진했다. 개막전에서는 김현수, 오재원에게 만루홈런 두 방을, 7월5일에는 김현수에게 홈런 두 방을 맞기도 했다.
이미 앞선 한국시리즈에서 '1+1' 선발로 재미를 봤던 류중일 감독은 4차전에서 배영수 뒤에 차우찬을 대기시킬 계획이다.
류중일 감독은 "4차전에서 배영수가 장원삼처럼 잘 던져주면 좋겠지만 승기를 잡으면 바로 차우찬을 투입하겠다"면서 "지난해에도 차우찬으로 1+1을 했는데 올해는 그 상황이 잘 안 나왔다. 투구수(11개)가 적으니 배영수 다음에 붙여서 승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이재우 + 데릭 핸킨스
두산 4차전 선발 이재우의 올 시즌 성적은 5승2패 평균자책점 4.73. 삼성전 성적은 중간 계투로만 3경기에 나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문제는 투구수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재우는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6이닝 이상을 던져본 적이 없다.
결국 김진욱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이재우 뒤에 핸킨스를 붙여 재미를 봤다. 핸킨스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재우 뒤에 등판하지 않은 플레이오프 4차전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각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발로서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1 선발로 활약하면서 김진욱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김진욱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핸킨스는 선발로 체력 안배를 해서 길게 던질 때보다 불펜에서 짧게 던지면서 집중하니까 더 좋은 공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그야말로 땡큐"라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