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독도 홍보 동영상에 日드라마 영상 무단사용

홈페이지에서 동영상 일단 내려…"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

외교부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독도 홍보 동영상 내용 중에 일본 NHK 방송이 제작한 드라마 영상이 사전양해 없이 일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며 또 다른 '도발'을 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다.

외교부는 외주업체가 제작한 동영상에 일본 드라마 방송화면이 무단으로 사용된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뒤 홈페이지에서 이 영상을 일단 내렸다.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동영상이 게재된 이후 일부 배경화면이 NHK의 제작 영상을 사전 양해 없이 사용한 것임을 인지하게 됐다"면서 "영상을 제작한 외주 업체도 이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수정 보완작업을 위해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동영상을 일단 내렸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동영상의 장면은 NHK에서 제작해 지난 2011년 방영한 '언덕위의 구름'이라는 드라마에 나온 러일전쟁에 관한 화면이다.

일본 작가 시바료타로의 장편 역사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의 영상 중 러일전쟁과 관련된 10초 분량 정도의 화면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드라마 영상의 무단 사용 사실은 지난 25일 NHK 서울지국에서 이 사실을 외교부에 통보해 처음으로 인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가 영상을 제작한 해당업체에 확인한 결과 이 업체는 인터넷상에서 이 드라마의 장면을 내려받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12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외교부가 해당 외주업체와의 수의계약을 통해 제작해 지난 14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됐으며 독도 관련 예산 중 6천600만원이 제작비로 투입됐다.

독도 홍보 동영상 제작은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정부의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

외교부는 홍보 동영상 제작과정에서 내레이션 및 스크립트 내용에 대해서는 수차례 회의를 통해 확인했으나 자료 영상의 출처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외주업체는 외교부에 사과를 전해왔고 발주처인 외교부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관련 동영상 등 문제가 된 화면의 기술적 보완이 끝나는 대로 다시 인터넷에 올릴 예정이며 다른 동영상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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