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에 뿔난 佛ㆍ獨, 美에 `정보 회담' 요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연말까지 합의점 원해"

미국 정보기관의 서방 지도자 휴대전화 도·감청 의혹이 국제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이 연말까지 미국과 정보 관계에 대한 새로운 규칙들을 합의하기 위한 회담 개최를 요구했다고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유럽연합의 28개국 지도자들이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정보기관 문제에 대한 양자 회담을 원하는 프랑스와 독일의 의도에 주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미국에 대한 정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 요구는 미국 정보기관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감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나온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요구는 "연말까지 그 분야(정보 분야)에 대한 상호 합의점을 찾기 위한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밝혔다.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또 독일과 프랑스가 원한다면 다른 유럽연합 소속 국가들도 회담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그런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외국의 지도자 35명이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찬가지로 미국 정보기관의 감청을 받았다는 영국 신문 가디언의 보도가 나온 이후 유럽 시민들이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유럽인들이 원하는 (정보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합의점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유럽연합 소속 국가들 사이에서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감청 문제에 대처하고자 유럽연합의 특별팀이 이미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유럽연합이 미국 정보기관의 신뢰 위반 문제에 대한 일종의 벌칙으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메르켈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미국 정보기관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도청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힌 데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신뢰관계 구축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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