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대한 스트레스도 토로했다. 김현수는 "못 하면 피로도 안 풀리고 몸이 무겁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넥센과 준플레이오프(PO)와 LG와 PO에서 타율 1할2푼(25타수 3안타)에 머물러 있었다. 김현수는 "그래선지 배도 아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 김현수가 홈런을 날렸다. 그것도 KS 개인 통산 첫 아치다.
김현수는 3-1로 앞선 5회 상대 선발 윤성환의 2구째 커브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2007, 08년에 이어 KS 12경기 만에 나온 첫 대포다.
특히 윤성환의 주무기인 커브가 제대로 들어갔는데도 홈런이 나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커브 잘 떨어진 거 같은데 김현수가 잘 쳤다"고 감탄했을 정도다.
여기에 류감독이 "3-1일 때는 괜찮았는데 이 홈런으로 흐름이 넘어갔다"고 할 정도로 값진 아치였다. 김현수는 경기 후 "지금껏 변화구를 노려서 친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노려서 쳤다"고 말했다.
사실 김현수는 이날 잘 맞은 타구가 호수비에 잡혀 아쉬움을 남겼다. 1회 우선상 타구가 1루수 채태인의 슬라이딩 캐치에, 3회 홈런성 타구는 좌익수 최형우의 점프 캐치에 걸렸다.
부진한 상황에서 운까지 따르지 않아 초조하기도 했을 터. 그러나 김현수는 "사실 지고 있을 때는 좀 그랬지만 2회 역전한 뒤로는 초조함은 없었다"면서 "내가 더 강하게 쳤다면 호수비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홈런 상황에 대한 비결도 설명했다. 김현수는 "타격 시 손가락이 아파서 끼우는 골무를 뺐더니 왜 그동안 못 쳤는지 알았다"면서 "앞으로도 끼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전 타이밍을 빨리 잡기 위해 다리도 벌리고 타격 시 오른 다리를 좀 덜 드는 등 자세도 다르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현수는 마지막 타석 중견수 뜬공도 중심에 맞았다. 부진을 떨치고 타격 감각을 완전히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