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과 주진모가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의 역사왜곡논란에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진행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논란보다는 연기에 집중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기황후’는 공녀의 신분으로 끌려가 원나라의 제1황후에 오른 고려인 기황후의 사랑과 투쟁을 담은 50부작 사극. 극중 주진모가 연기하기로 했던 고려 28대 왕인 충혜왕은 사가에 폭행과 겁탈, 사치 등을 일삼은 것으로 기록된 폭군으로 알려졌다. 하지원이 연기하는 기황후 역시 고려사절요에 "기황후와 기철 4형제가 갖은 횡포와 악행을 일삼았다"고 기록돼 있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제작발표회 하루 전, 홈페이지를 통해 충혜왕을 고려 말, 가상의 국왕인 왕유로 변경했다.
본의 아니게 논란의 당사자가 된 주진모는 “온라인에서 역사왜곡논란이 불거진 뒤 논란이 된 내용과 대본을 비교해봤다”라며 “대본의 인물구성 등으로 봤을 때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부분과 거리감이 크다. 배우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한다면 시청자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대본미팅을 했을 때 충혜라는 인물이라는 걸 알고 한건 아니었다”라며 “기존에 해왔던 역할과 달리, 왕유는 자기를 희생하고 고뇌와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왕의 권위와 무게만 강조하는 인물이 아닌 사랑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감정이 배우로서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출연배경을 설명했다.
타이틀롤 기황후 역의 하지원은 “당초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까지 ‘기황후’라는 인물에 대해 생소했다”라며 “하지만 시놉시스를 받은 뒤 공녀에서 황후가 되고 37년간 원나라를 지배한 기승냥이라는 인물에 대해 매력을 느꼈다. 또한 극중에 예상치 못한 인물들의 심리적인 반전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황후의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 여인이 37년간 원나라를 장악할 수 있었던 건 품을 줄 아는 여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공녀에서 황후가 되는 과정에서 인간적인 승냥이의 모습을 그리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기황후'는 '불의 여신 정이' 후속으로 10월 28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