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김건호 전 수자원공사 사장의 증인채택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반면 무상보육 예산집행 갈등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증인채택이 필요하다며 맞불을 놨다.
여야는 서로 "본질에서 벗어난 증인을 요구하고 있다"며 상호 비방전을 벌이며 오후까지 대치 상태를 이어갔다.
이들의 대치는 기자회견전으로 이어졌다.
민주당 간사 김현미 의원 등 야당 기재위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감 파행은 전적으로 새누리당의 4대강 사업 관련 증인채택 반대 탓"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당초 4대강 사업의 재정정책 감사를 위해 양건 전 감사원장·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김건호 전 수자원공사 사장·김준경 KDI 원장을 증인으로 요구했다고 한다.
또 경제민주화 점검을 위해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허창수 전경련 회장·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역외탈세 문제와 관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증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놨다.
김 의원은 "원만한 감사일정 합의를 위해 민주당은 재벌총수들을 양보하는 결단을 내려, 김건호 전 사장만이라도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새누리당에 요구했다"며 "새누리당 간사는 김 사장 채택에 긍정적이더니 오늘 아침 갑자기 거부하는 한편, 박원순 시장을 증인으로 요구하고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4대강 사업 재정정책 책임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감을 무력화시키고 파행시키는 데 분노하며, 새누리당이 파행의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새누리당이 반격을 폈다. 나성린 간사 등 여당 기재위원들도 기자회견을 벌여 "국감은 정부를 상대로 이뤄져야 하고, 기재위 소관 사안에 국한돼야 한다"고 역공을 취했다.
나 의원은 "그동안 순조롭게 진행되던 국감이 야당 측의 민간인에 대한 무리한 증인채택 요구로 파행하고 있다"며 "국감은 기획재정위 관련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국한해야 한다. 4대강 사업은 기재위가 아닌 국토교통위 소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의 무리한 증인채택에 더 이상 협조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시장의 증인 요구와 관련해서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무상보육 예산편성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중앙정부만 탓하는 부분에 대해 진상을 가리기 위해 증인채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상대방의 기자회견 내용을 재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한 번씩 더 실시하면서 논쟁을 이어갔다.
오후 늦게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박원순 카드를 양보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했지만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모욕적 발언에 먼저 사과할 것’을 주장하면서 무위로 끝났다.
“새누리당이 재계증인 채택을 반대하는 것은 재벌과 뒷구멍으로 만나는 등 정경유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민주당의 이전 기자회견 내용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결국 여야는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온종일 공방하다 이들 두 기관에 대한 국감을 오는 30일로 연기하기로 하고 이날 일정을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