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 회견에서는 두 팀의 장,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규리그 1위의 삼성도 고민이 있었고, 4위로 플레이오프(PO)와 준PO를 거친 두산도 내세울 만한 점이 분명히 있었다.
▲삼성, 전력 탄탄…김상수 공백은 커
일단 삼성의 장점은 2년 연속 KS 우승팀의 탄탄한 전력과 3주 동안 휴식이다. 최형우는 "솔직히 주장으로서 할 게 없다"면서 "세 번째 KS다 보니 선후배 모두 뭘 준비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준비된 우승팀이라는 것이다.
선발진과 불펜, 타선 등 공수가 워낙 탄탄하다.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 벤덴헐크 등의 선발과 최강 마무리 오승환을 비롯해 안지만, 심창민, 권혁 등 불펜을 비롯해 최형우, 박석민, 이승엽, 채태인, 박한이, 배영섭 등이 버틴 타선까지 어디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반면 약점은 역시 내야 수비다. 특히 수비의 핵 김상수가 빠진 구멍이 크다. 삼성은 주전 유격수 김상수가 시즌 막판 손목 수술을 받으면서 정병곤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김상수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김상수는 올해 타율 2할9푼8리 7홈런 44타점 57득점 14도루를 올리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지난해 1군 데뷔한 정병곤은 2시즌 통산 65경기 타율 2할1푼, 7타점 13득점에 불과하다. 2루수 조동찬도 활약 여부가 불투명해 일단은 백업 요원 김태완이 나선다.
홍성흔은 "삼성은 약점이 없지만 김상수가 빠진 게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거기를 파고들어야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류중일 감독은 그러나 "정병곤이 KS 키플레이어"라면서 "김태완과 함께 3주 동안 훈련하면서 컨디션이 올라왔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두산, 수비-주루 '갑'…체력-왼손 어쩌나
두산은 역시 탄탄한 수비와 빠른 발이 장점이다. 외야는 이종욱, 정수빈의 넓은 수비 폭과 민병헌, 임재철 등의 강견 등이 돋보이고, 내야도 유격수 김재호, 2루수 오재원의 키스톤 콤비가 튼튼하다.
이들은 공격에서도 준족을 자랑한다. 오재원이 도루 3위(33개), 이종욱이 4위(30개), 민병헌이 10위(27개)로 9개 팀 중 유일하게 10위 중 3명을 냈다. 김진욱 감독은 "그동안 체력 때문에 자제하라고 했지만 이제부터는 마음껏 뛰게 할 것"이라고 전의를 다졌다.
류감독은 "일단 두산은 공수주가 모두 좋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곧이어 "두산은 빠른 선수가 많지만 잡을 때도 많았다"면서 "포수가 도루를 저지하지만 투수도 퀵 모션이나 견제 동작 준비를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역시 체력과 왼손 불펜 부족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두산은 넥센과 준PO에서 5차전까지 세 번의 연장전 등 혈전을 치른 데 이어 LG와 PO도 4경기를 치렀다. 체력 소모는 불 보듯 뻔한 일. 그러나 유희관은 "삼성이 3주를 쉬었지만 우리도 PO 이후 3일을 쉬었다"면서 기염을 토했다.
두산은 유희관 외에 왼손 투수가 없다. 정상급 좌타자들이 즐비한 삼성을 잡기에 불펜이 불안하다. 하지만 김진욱 감독은 "갑자기 왼손 투수를 보강할 수는 없다"면서 "이 선수들이 해온 만큼 그대로 가겠다"고 정면돌파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