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28·제주도청)에게 부상은 매일 들어올리는 바벨만큼이나 친숙하다. 운동선수라면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 부상이라지만 사재혁에게는 너무나 익숙하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남자 역도 77kg급 인상 경기 도중 사재혁은 바벨과 함께 팔이 꺾이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사고에 대해 많은 해외 언론들도 '올림픽 역사상 가장 끔찍한 부상'이라고 안타까워했을 정도로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역도 선수에게 중요한 무릎과 어깨. 손목 등 주요 부위를 모두 다쳤던 사재혁은 다시 일어섰다. '오뚝이'라는 별명처럼 다시 플랫폼에서 바벨을 잡았다.
런던올림픽 이후 1년이 넘는 긴 시간을 재활에만 매진했던 사재혁은 23일 인천 주안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남자 일반부 77㎏급에서 인상 150㎏, 용상 190㎏으로 합계 340㎏을 들어 3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8월 올림픽에서 부상으로 쓰러진 이후 첫 정식 대회 도전이었다. 자신의 기록에는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사재혁은 여전히 국내 최고였다.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사재혁의 두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좀처럼 멈출 줄 모른 채 흘러내렸다. 아들의 경기를 빠짐없이 지켜보는 어머니는 시상식이 끝난 뒤 강원도 사나이의 뜨거운 눈물을 훔쳐내기만 했다.
사재혁은 "3관왕이 절실했다. 오랜만에 출전하는 대회에서 쉽게 우승하고 싶었다"면서 "그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다시 이만큼 올라오게 돼 기쁘다"며 복귀 후 첫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