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기독교도에 '알라' 사용 허용

말레이시아 정부가 보르네오 섬의 사라왁과 사바 주에 거주하는 기독교도에게 '알라' 사용을 계속 허용하기로 했다고 말레이시아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나집 라작 총리는 사바주 정당인 사바통일당(PBS) 대표단을 만나 "연방정부는 2011년에 합의된 10개항을 존중한다"며 "사바주와 사라왁주 기독교도들은 신앙생활에서 '알라'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합의 10개항은 종교 간 갈등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것으로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포함한 모든 언어로 된 성경을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인쇄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성경에서는 '알라'가 하느님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나집 총리는 "'알라' 사용을 금지한 항소법원 결정은 가톨릭계 주간지 '더 헤럴드'에만 적용될 것"이라며 "모든 단체는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최근 말레이시아 항소법원이 지난 14일 '더 헤럴드'에 '알라' 사용을 허용한 하급 법원의 2009년 결정에 불복해 정부가 제기한 항소심에서 '알라'는 이슬람교에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판결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다른 종교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다른 종교가 '알라'를 사용하는 것은 이슬람 신자를 개종시키려는 의도라며 '알라'는 이슬람교에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가톨릭 등 다른 종교는 '알라'가 오래전부터 '신'의 의미로 사용됐다며 '알라' 사용 금지는 신앙의 자유 침해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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