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인터넷 사용이 통제되는 나라에서 최첨단 모바일 기기를 개발했다는 점이 흥미를 일으키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을 방문한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루디거 프랑크 박사가 북한의 태블릿PC '삼지연'에 대한 후기를 22일(현지시간)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크 박사는 지난달 평양에서 180유로(약 26만2천원)을 주고 구입해 며칠간 사용한 뒤 후기를 올린 것.
그는 "가격에 대비해 기대했던 것보다 괜찮았다는 경험을 하게되는 몇 안되는 제품 가운데 하나"라고 후하게 평가했다.
프랑크 박사는 그러나 "이 제품은 독일인이 모두 벤츠 S클래스를 탈 수 없는 것처럼 북한 주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또 이 기기로 인해 북한이 힘든 육체노동과 소박한 생활여건을 가진 나라라는 사실이 바뀌는 것도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황폐화된 경제상황에 처해있는 북한 주민들로서는 전자기기보다는 음식과 난방연료에 훨씬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프랑크 박사가 구입한 기종은 최신버전이 아닌 올해 3월에 제조된 'SA-70'.
이 제품의 사양은 1기가헤르츠(GHZ)의 중앙처리장치(CPU), 4기가바이트(GB)의 내장메모리, 800X480의 해상도를 가진 7인치 화면, 2메가픽셀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어 아이패드나 구글의 넥서스7 등 서방 제품에 비해서는 다소 뒤처진다고 프랑크 박사는 전했다.
그는 삼지연의 운영체제(OS)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4.0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하고 태블릿용이라기 보다는 스마트폰용 OS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프랑크 박사는 게다가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도록 돼 있고, 구입 당시 북한의 인트라넷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원의 설명과 달리 실제 기기에서는 인트라넷에 접속할 수 있는 단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는 게임과 각종 사전류, 북한 체제 선전 자료 등을 포함해 무려 488개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랑크 박사는 특히 장기와 당구 등과 함께 앵그리버드(북한명 '고무총쏘기') 를 포함해 14개 게임, 마이크로소프트의 MS오피스가 기본으로 탑재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매체인 '노스코리아테크'는 '삼지연'이 실제로는 중국산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