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는 22일 경남도청 맞은 편 공터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뒤 도청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집회에는 보건의료노조를 비롯해 민주노총 산하 산별지부와 야당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 통과된 진주의료원 재개원 방안 마련 등이 담긴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보고서에는 휴업과 폐업을 결정한 이사회의 불법성에 대해 조사하고, 박권범 전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과 윤만수 전 관리과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조치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경남도는 국회의 결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진주의료원 법인 청산을 마무리하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의료장비와 물품을 옮기고 있으며,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노조에게는 단전 단수 조치를 하겠다며 나갈 것을 강요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안외택 울산경남본부장과 박석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40여일 넘게 도청 정문 앞에서 힘겨운 노숙 투쟁을 벌이고 있다.
수차례 홍준표 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경남도는 미동조차 없다.
윤성혜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은 "모든 절차를 종결해 법률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재개원은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의원들을 설득하는 태도를 보였다.
노조는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휴짓조각으로 만든 홍준표 경남지사는 국회 위에 군림하는 제왕"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외면하면 할수록 경남도정은 파탄의 길로 갈 수밖에 없고 홍 지사 스스로 정치적 몰락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공병원을 강제폐업시킨 도지사, 민주적 절차와 도민 의견수렴을 깡그리 무시한 채 독재행정을 펼친 도지사로서 악명을 떨칠 것인지, 지금이라도 국회 결정을 존중해 올바른 도정을 펼칠 것인지 홍 지사는 명백하게 선택하라"고 강조했다.
안외택 울산경남본부장은 "박근혜 대통령까지 '착한적자'를 거론했지만 홍 지사는 대통령의 말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은 홍 지사를 당장 제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경남도 국정감사가 열리는 30일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또, 이날부터 30일까지 경남도청 앞 릴레이 노숙농성 투쟁도 진행한다.
야권에서는 진주의료원을 되살리기 위한 조례 제정에 들어간다.
야권은 다음 달 4일 진주의료원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11월 정례회 때 조례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석영철 도의원은 "병원을 매각한다고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조례에는 공공병원의 역할 등이 담긴 보다 진전된 내용으로 제정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