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21일 지방의 한 어린이집을 고발하는 어린이집 교사의 카카오스토리가 캡처돼 올라왔다.
어린이집 교사는 20일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원장은 교육자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도 없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안 될 행동을 범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루하루를 버티고 버티며 틈틈이 증거자료를 모았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질 거라 생각한 당신, 갖가지 비리와 부패로 교육은 뒷전이고 돈에만 관심있는 당신"이라고 원장을 비난했다.
교사가 증거사진이라고 올린 사진 속엔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에게 제공한 음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만든 지 시간이 꽤 지난 것으로 보이는 반찬, 죽, 국 등과 빈약한 내용물이 담긴 급식 식판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이 지난 사과와 식빵, 도토리묵, 우유 등도 등장한다.
이 교사에 따르면 원장은 만든 지 한달이 지난 국을 재탕하고 집에서 오래된 잔반이나 상한 반찬들을 가져와 원생들에게 먹였다.
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괜찮다'며 상한 제사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이기도 했다. 남은 음식에 새 재료를 넣거나 형태를 바꿔 제공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와 식빵, 도토리묵 등도 그대로 아이들의 입에 들어갔다고 교사는 주장했다. 우유 날짜가 지났음을 알려도 '내버려 두라'는 답변만 하고, 상했을지도 모르는 우유를 아이들에게 마시게 했으며 도토리묵도 유통기한이 한달이 지났지만 직접 물로 씻어내 반찬으로 내놓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교사는 "그분(원장)의 강압에 못 이긴 선생님들도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부당하게 해고 당했다고 밝히며 "뒤늦게서야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 본인에게 큰 해가 될 것 같음을 느끼고 모든 것을 덮는 척하며 뒤로는 다른 선생님들을 고용할 준비를 끝내놓고 부랴부랴 해고시킨 것도 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교사는 "이 사건으로 제가 당할 불이익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그것이 설령 블랙리스트든 재취업에 막대한 악영향이 미치든 두렵지 않고, 사실만을 말할 것이며 꿋꿋하게 불의와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CCTV를 확인한 한 학부모는 "저 음식쓰레기는 다 사실"이라며 "나오는 태도로 보아 긴 싸움이 되겠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다른 학부모도 "허위사실이 아니다"라며 "급식이랑 관계된 영상은 다 지워놓고 공무원 불러서 쇼나 하고. 다른 학부모가 직접 찍은 주방의 썩은 식자재 사진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시 관계자가 전한 원장의 이야기는 달랐다.
관계자는 2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원장이 아동학대로 교사를 해임한 후, 교사가 비리내용을 올렸다"며 "원장은 음식물을 냉장고에 보관한 것은 맞지만 집에서 먹으려고 한 것이고 아이들에겐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원생이 코가 빨개져서 원장에게 찾아갔고 지난 10일 또 다른 원생이 똑같은 증세를 보이며 원장을 찾았다. 원장은 의심스러운 마음에 CCTV를 확인했고 해당 교사가 이불을 아동 위에 덮고 함께 5분 간 들어가 있었던 장면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이후 원장은 교사를 아동학대로 해임했고 해임된 교사가 어린이집에 대해 평소 찍어놨던 사진을 카카오스토리에 게시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관계자는 "오늘 (원장 측이) 경찰에 아동학대와 명예훼손으로 해당 교사를 고발했다"며 "(음식물 건에 대해선) 아동보호기관에서 조사 중이고 결과에 따라 시에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