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이건희 증인채택' 동의안 놓고 대치

심상정 제출 '이건희 청문회' 동의안도 쟁점…결국 결론 못내고 산회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박천규 금강유역환경청장, 이필재 한강유역환경청장, 심무경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정회석 영산간유역환경청장 등 4대강을 비롯한 수도권대기환경청·원주지방환경청·대구지방환경청·새만금지방환경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밤 이건희 삼성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추가채택 문제를 놓고 재차 논쟁을 벌였다. 하지만 여야의 이견이 확연한 탓에 결론 없이 산회했다.

환노위는 이날 한강유역환경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종료한 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동의(動議)한 두가지 안건의 상정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삼성 무노조 전략' 문건 문제와 관련해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을 추가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 삼성의 노조탄압 행태와 관련한 청문회를 실시하는 것 등의 요구안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주영순 의원은 "삼성의 문건이 아니라면, 정치권이 누군가의 장난에 휘말려 놀아났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고, 이완영 의원은 "사측의 부당노동 행위 사건은 정부가 수사를 하거나 근로감독을 한 뒤에 국회가 나서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심상정 의원이 언론에 공개한 '삼성 무노조 전략' 문건에 대해 당초 삼성은 '세미나용 자료였다'고 자체제작 문건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일주일만인 지난 20일 '우리 자료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심 의원은 이미 지난주 이건희 회장 등에 대해 국감 증인채택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 환노위는 여야 간사간 협의를 거쳐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론낸 적이 있다.


새누리당과 달리 야당 의원들은 안건 상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맞섰다. 여야 간사간 합의가 불가능하다면 표결처리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심 의원은 새누리당에 대해 "삼성이 스스로 인정한 문건이었기 때문에 진위 공방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왜 유독 삼성에 대해서만 수사 뒤 국회 검증이란 기준을 적용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도 "국회법 내용이 안건 상정이나 토론 자체를 막으라고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안건을 상정은 하고 결정에서는 여야 협의 과정을 거치고, 안되면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할 수는 있겠지만 토론자체 막는 건 안된다"고 거들었다.

안건 상정이 지연되자 심 의원은 "안건의 상정 여부는 위원장의 자율 권한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소속 신계륜 환노위원장에게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밥이나 먹고 하자", "좀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해도 늦지 않다" 등의 새누리당 의원들 반발에 따라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여야의 팽팽한 대치가 30여분 이어지는 동안 신 위원장의 얼굴을 점점 굳어져갔다.

마침내 신 위원장은 "내일 아침 여야 간사와 심상정 의원, 그리고 내가 안건 상정과 관련해 협의하겠다. 오늘 표결은 하지 않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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