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의 조사 결과, ‘서울성곽길(서울한양도성길)’(45%)이 만족도 1위의 서울 도보코스로 꼽혔다.
다음으로 종로구 골목길(5.6%), 북촌 한옥마을(4.7%), 남산(3.3%), 한강·청계천·정동(1.5%), 북악산길(1.1%)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시의 도보관광 현황과 이용 실태조사 등을 조사해 지난 17일 발표한 결과다.
그렇다면, 서울 도보코스 만족도 1위의 서울성곽길 18km를 해설사의 안내와 함께 완전히 일주할 수 있는 1년 중 단 하루의 기회는 언제일까?
1년에 단 한차례 진행되는 서울성곽 일주 즉 ‘순성놀이’ 프로그램이 오는 26일 토요일 진행된다.
26일 오전 7시에 광화문광장에 모여 내사산(인왕산, 백악산, 낙산, 목멱산)과 4대문, 4소문을 돌아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총 10시간의 일주다. 일주 프로그램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서울한양도성의 역사와 가치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순성하는 ‘안내 일주’와 최소한의 해설 및 길 안내를 받아 걷는 ‘자유 일주’가 그것이다. 안내 일주는 300명, 자유 일주는 200명 선착순 모집이며, 홈페이지(http://www.seouldosung.net)를 통해 23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옛 서울의 둘레길인 서울한양도성 18.6km를 일주하는 ‘순성놀이’. 트래킹족들의 최고 인기 이벤트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이 답사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놀이였다.
정조 때 학자인 유득공은 저서 ‘경도잡지(京都雜志)’에서 순성놀이를 ‘도성을 한 바퀴 빙 돌아서 도성 안팎의 멋있는 풍경을 구경하는 멋있는 놀이’라고 설명했다. 일제 강점기에도 순성놀이는 이어졌으니, 1916년 5월 14일자 매일신보에는 “고대하시던 순성장거(巡城壯擧)는 이번 14일 오전 7시 30분 남대문소학교에 회집(會集)하였다가, 8시 남대문에서 출발하는데 회비도 불요(不要)하고 점심만 휴대하면 누구라도 마음대로 참가합니다”라는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600년 서울을 하루에 걸으며 역사와 자연 그리고 도시를 함께 만나는 트래킹이라, 순성놀이는 서울에 관심이 있고 걷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로망’과 같은 이벤트다. 그러나 도성 18.6km 중 약 7km 가량의 끊긴 구간 길을 혼자 찾아 걷기가 쉽지 않고, 또한 100~300m 높이의 산 4개를 넘으며 걷는 10시간 가량의 코스라서, 마음만 굴뚝인 이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망설였던 이들에게 1주일 앞으로 다가온, 1년 단 한차례의 ‘순성놀이’ 프로그램은 서울성곽길 도보 일주를 위한 절호의 기회다.
10시간 동안 서울한양도성을 완주하는 일주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이번 순성놀이에 특별히 마련된 ‘명사와 함께 하는 한양도성 단기코스 걷기’를 신청해보자.
명사와 함께 하는 단기코스는 같은 날인 10월 26일 토요일 낮 2시부터 5시 30분까지 진행되며, 인왕(이현군 박사.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 저자), 백악(전우용 한양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교수), 낙산(정석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목멱(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4개 구간에서 각각 이뤄진다. 단기코스는 구간별로 선착순 100명씩 모집하며, 홈페이지(http://www.seouldosung.net)를 통해 10월 24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하루에 걷는 600년 서울 - 순성놀이’는 서울시 및 종로구와 함께 시민을 대상으로 구간별 도성 답사 안내를 매월 진행하고 있는 서울KYC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재청과 서울시, 종로구, 중구, 성북구 등의 지자체와 서울 한양도성 1문화재 1지킴이 기업인 신라호텔이 후원한다. 어떤 코스든 참가비는 1만원이며, 참가 연령은 12세 이상(초등학교 5학년)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eouldosung.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서울KYC 사무국(02-2273-2276)으로 문의 가능하다.
만약 바쁜 일정 때문에 10월 순성놀이와 한양도성주간에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이들이라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울KYC 도성길라잡이가 매월 매주 일요일 낮에 진행하는 도성 정기 안내 답사에 참여해보자.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http://yeyak.seoul.go.kr)이나 종로구청 답사 예약(http://tour.jongno.go.kr) 홈페이지를 통해 언제든 신청할 수 있다. 단, 이 답사는 서울성곽길 전체를 하루에 일주하는 것이 아닌, 서울성곽길 네 구간으로 나눠 매주 구간별로 진행하는 부분 안내 코스다.
‘서울 도보코스 만족도 1위’의 서울성곽길을 해설과 함께 완주하는 도보 일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성곽길을 온 몸으로 맞이하고 싶다면 오는 26일 토요일의 '순성놀이'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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