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상반기에 연비 개선안도 내놨지만 운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개인사업을 하는 신 모(47)씨는 대형 RV 차량을 운전하는데 주유소에 갈때마다 가슴이 덜컥덜컥 내려 앉는다.
신 씨가 보유한 차량의 연비는 리터당 최고 10.3km로 돼 있지만 지방국도를 달려도 6-7km가 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중형 승용차를 운전하는 회사원 이 모(44)씨 역시 연비에는 불만이다.
이 씨의 차는 2,500cc 휘발유 차량인데 “하루 10km 정도를 운행하고 일주일에 5만원 어치 정도 기름을 넣는다”면서 “연비가 리터당 10km 정도는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1리터에 4-5km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업 특성상 보통 운전자들보다 자동차를 많이 모는 택시기사들은 이런 차이를 더 심하게 느기고 있다.
중형 회사택시를 운전하는 이 모기사(59)는 “연비가 리터 당 10km로 나오기는 하는데 확인해 보니까 6km에서 6.5km 정도 나오는 것 같다”면서 “다른 기사들을 봐도 연비가 비슷비슷하게 나오는데 잘해야 7km 정도 나오는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연비는 기름 1리터로 차가 몃km를 달릴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먼저 실험실에서 런닝머신 처럼 생긴 측정기(차대동력계)에 차를 올려 놓고 가스분석계와 채취관을 연결하고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 상황에 따라 주행을 실시해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된 연비에 시내와 고속도로,고속운전이나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온도가 낮을 때 등 다섯가지 상황(5cycle)에 대입해 수치를 보정해 최종 연비가 나오고 이를 표시하게 된다.
정부는 자동차 연비에 대한 운전자 불만이 커짐에 따라 지난 5월 연비제도 개선안을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비계산식에 사용하는 연료의 탄소밀도값을 실제 연료의 밀도값으로 현실화 하기로 했다.
연비산출식에는 휘발유 1 리터에 탄소 640g이 들어간 것을 상수로 해 적용했지만 실제 사용되는 휘발유나 경유 등의 탄소밀도값에 맞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휘발유차는 4.4% 정도, 경유차는 3.5%, LPG차는 2.9% 정도 연비가 낮아지게 돼 운전자가 체감하는 연비와 실제 연비의 격차가 줄게 된다.
또 신고한 연비와 사후측정 연비 사이의 허용오차를 현재 5%에서 3%로 낮추고 사후관리 위반시 지금은 과태료를 최고 5백만원까지 부과하지만 앞으로는 과징금을 최고 10억원까지로 올리기로 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정확한 연비를 표시하도록 하기 위해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과징금을 부과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법을 국회 상임위에제출했고 법없이 고시개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부처협의가 진행중이다.
자동차 전문가인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표시연비가 현실화 되더라도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면서 “표시연비 측정과정에 샘플을 늘리고 외부전문가를 참여시켜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