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2사 2루. 두산의 수비가 평소와 조금 달랐다. 평소 우익수 앞 잔디까지 나가 안타성 타구를 숱하게 잡아냈던 두산 2루수 오재원이 수비 범위를 좁힌 것. 타석에는 왼손 타자 이병규(9)가 섰다. 좌타자 이병규가 당겨치게 되면 1~2루 사이로 타구가 향할 확률이 높지만 오재원은 오히려 2루 쪽에 바짝 붙어 수비를 했다.
결국 이병규의 타구는 1~2루 사이를 통과해 우전 안타가 됐다. 우익수 민병헌의 레이저 송구가 홈에 정확히 꽂히면서 대주자 문선재를 잡았지만 자칫 동점이 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왜 오재원은 평소와 달리 2루 쪽에 바짝 붙어서 수비를 했을까.
바로 안타가 나올 경우 2루 주자를 홈에서 잡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5-4, 1점차 리드 상황에서 모험을 건 셈이다.
거리 상으로 중견수가 홈에서 2루 주자를 확률보다 우익수과 2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킬 확률이 높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중전 안타를 주지 않기 위해 평소보다 2루 쪽에 붙어있었다. 또 2루에 붙어있으면서 2루 주자를 조금이나마 묶어두는 효과도 있었다. 덕분에 1~2루 사이로 빠지는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홈에서 주자를 잡을 수 있었다.
김진욱 감독은 "중견수 쪽으로 빠지면 홈에서 못 잡지만, 우익수 쪽으로 가면 홈에서 잡을 수 있다"면서 "오재원과 김민재 수비 코치가 상의해서 비워놓고 했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