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에 따르면 신도 총무상은 이날 오전 7시40분께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한 뒤 본전에 올라 참배했다.
신도 총무상은 참배 후 현장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 입장에서 사적으로 참배했다"며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추도와 평화를 비는 마음에 더해 내 할아버지가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해서 참배했다"고 말했다. 신도 총무상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이오지마(硫黃島) 수비대를 지휘해 미군을 상대로 '옥쇄작전'을 펼친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忠道.1891∼1945) 육군 대장의 외손자다.
그는 이어 "(참배는) 개인의 마음의 자유의 문제"라며 "외교상 문제가 될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신도 총무상은 앞서 올 4월 춘계 예대제 때와 일본의 패전일인 지난 8월15일에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다.
강경 우익 성향으로 평가되는 신도 총무상은 일본이 한국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약탈 도서를 돌려주기로 한 한일도서협정에 반대했으며, 2011년 8월 한국의 독도 지배 강화 실태를 살펴보겠다며 울릉도 방문길에 나섰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각료들의 야스쿠니 참배를 개인 의사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아울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조회장 등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159명이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고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 부(副)장관도 이들과 함께 참배했다.
초당파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매년 봄, 가을 제사때와 패전일에 집단참배했다.
작년 12월 아베 정권 출범 이전까지 최근 몇년간 춘·추계 제사 등을 계기로 야스쿠니에 참배하는 이 모임 소속 의원 수는 50명 안팎에 그쳤지만 지난 4월 춘계 제사때 기록이 남아있는 1989년 이후 최다인 168명이 참배한데 이어 8·15때는 102명이 참배하는 등 올들어 수가 급증했다. 이번 159명은 추계 제사때 집단참배한 의원 수로는 역시 1989년 이래 최다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이는 일본의 전반적인 보수화 분위기 속에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와 올 7월 참의원 선거를 통해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등에 소속된 보수 성향 의원들이 크게 늘어난 상황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전날 '내각 총리 대신' 명의로 신사제단에 바치는 화분 형태의 제구인 '마사카키(眞신<木+神>)'를 봉납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아베 내각 각료 중에는 신도 총무상 외에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 담당상이 이번 추계 예대제 기간 야스쿠니 참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중심가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현재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천여명이 합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