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낮 12시40분께 시카고 북서부의 한인 밀집지역인 글렌뷰 시 교차로에서 임모(57)씨 부부 그리고 이들의 지인인 김모(65·여)씨가 타고 있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 인근 스코키 시 소속 쓰레기 수거 트럭과 충돌했다.
목격자들은 "북진하던 트럭이 동진하던 SUV 옆부분을 들이받으면서 SUV가 뒤집혔고 트럭 아래 깔린 채 30m를 끌려갔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차에 불이 붙었으며 희생자들은 미처 차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쿡카운티 검시소는 "화재로 인한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인종이나 성별도 가려낼 수 없다"며 "치아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희생자들이 타고 있던 차량을 통해 한인 사회에서는 이들의 신원을 한 한식당에서 함께 일하던 종업원 등으로 추정했다.
임씨 부부는 8년 전 학생비자를 얻어 아들·딸을 데리고 시카고로 이주했으나 현재 두 자녀는 모두 한국으로 돌아가고 부부만 남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씨 부부의 차량에 동승했다가 참변을 당한 김씨도 자녀들은 모두 한국에 거주하고 있고 시카고에는 친인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렌뷰 경찰은 "트럭 운전자는 아무 부상없이 무사하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스코키 시측은 한인 희생자들이 탄 차량의 진행 방향이던 동-서 구간에 '일단멈춤' 교통신호가 있다는 점을 들면서 트럭 운전자 과실이 아니라 희생자들의 신호위반에 따른 사고라는 주장을 인터넷에 올렸다.
시측은 트럭 운전자가 19년간 시 소속 직원으로 일했고 쓰레기 수거 차량 운전만 14년째 해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