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민영은 외손 피켓시위…"부끄러운 땅찾기 소송 취하하라"

'친일파 민영은'의 외손이 청주시를 상대로 한 일부 친손의 땅찾기 소송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에 나섰다.

민영은의 외손자 권호정(61) 씨는 셋째 동생 호열 씨와 함께 17일 청주지법 앞에서 일부 후손의 토지반환소송 취하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권 씨는 "일부 후손의 토지소송은 조상을 욕되게 하는 짓"이라며 "또 다른 후손으로서 이 소송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권 씨는 "과거 어려운 시절 우리 후손들이 부족함 없이 생활할 수 있었던 것도 할아버지의 돈 때문 아니었냐"며 "(소송을 제기한 후손은)남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씨는 또 "이번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소송을 제기한 후손들이 스스로 취하하도록 계속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권 씨는 지난 7일 동생 2명과 함께 청주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일부 후손들에게 경우에 따라선 공익이 사익에 앞선다는 것을 깨닫도록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권 씨는 민영은의 1남 4녀 자녀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막내딸 민정숙(85) 씨의 아들이다.

토지 소송을 제기한 후손은 민영은의 외아들 후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에는 '친일파 민영은 후손들이 제기한 토지소송 반대 대책위원회'가 청주지법을 방문해 토지 반환소송을 반대하는 시민 3,816명이 참여한 2차 서명지를 전달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 7월 15일 법원에 탄원서와 시민 1만9천20명이 참여한 1차 서명지를 전달한 바 있다.

시민대책위는 "서명에 참여한 시민은 염치없는 민영은의 일부 후손에게 격노했고, 이러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우려와 함께 법원의 판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판결이 공공의 이익과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는, 나아가 공동체의 유지와 미래의 번영을 위한 정의로운 판결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민영은은 1905년 6월 충주농공은행 설립 위원으로 활동했고, 1913년 5월부터 6년간 충북 지방토지조사위원회 위원을 지내는 등 일찌감치 친일 활동에 나선 대표적 친일파다.

이런 민영은의 후손이 2011년 3월 청주 도심인 청주중학교와 서문대교, 성안길 부근에 있는 12필지(총 1천 895㎡)의 도로를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며 소송을 냈다.

청주지법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민영은 후손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22일 오전 9시 50분 청주지법 327호 법정에서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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