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금융권은 물론 재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동양그룹의 부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막대한 금융 피해가 발생한 만큼 책임 규명과 문책, 수습 방안 등을 놓고 여야 구분 없는 강도 높은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샀다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가 약 5만명, 피해 금액이 약 2조3천억원에 이르는데다 동양 측의 도덕적 해이 양상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어 국민적 공분을 사고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우선 금융당국이 동양그룹의 부실 회사채 발행과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행위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과 정책 실패를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특히 금융위원회가 동양증권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감사 실시 한 달 전인 2008년 8월 계열사 지원 목적의 증권 취득에 대한 처벌규정을 삭제한 배경 등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또 그룹 계열회사가 발행한 투자부적격 등급의 증권 판매를 금지한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에 대해 금융위가 유예기간을 6개월이나 주는 바람에 피해가 커진 점에 대해서도 추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시작된 재벌과 금융사에 대한 과도한 규제 완화가 금융당국의 감독권 약화로 이어진 정황을 부각시킴으로써 경제민주화 법안의 도입 필요성을 대비시킨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영주 의원(민주당)은 지난 11일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의 6개월 유예 등을 거론하며 “동양 사태의 1차적 책임은 금융위원회에 있다”고 말해 공세를 예고했다.
여야는 향후 수습책과 개인투자자 구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금산분리 강화나 금융소비자보호기구 개편 등의 대책을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5일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도 여야 정무위원들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와 금산분리 강화 등의 경제민주화 방안을 강조해 동양 사태에 관한 한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제2금융권에 대한 ‘제2 금산분리’를 주문했고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도 “금산분리가 이 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보고 법안심사에 참고할 테니 자료를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국감에선 동양 사태 외에도 산업은행 재통합 문제와 서민금융 지원 실태, 하우스푸어 등 가계부채 현황,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관료 출신들의 낙하산 인사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산업은행 재통합 문제의 경우 불과 4년만에 정책을 번복한데 따른 세금낭비와 정부의 신뢰 하락이 문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역 새누리당 정무위원들의 경우는 금융위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선박금융공사 설치를 백지화한 것을 성토하며 산업은행으로 통합하기로 한 정책금융공사의 부산 이전을 대안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