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복지위원들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여당 의원들에게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맞설 대응 자료를 만들어서 배포했다"며 "국정감사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때,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문건은 기초연금 후퇴 논란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적시한 뒤, 8가지 유형으로 나눠 대응 전략을 적고 있다.
예를 들어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는 인권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다"는 김한길 대표의 발언을 적은 후, "이번 정부안은 공약의 후퇴가 아닌 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의 조정"이라는 대응 논리를 달았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이번 수정안의 최대 피해층은 40, 50대 중년층"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기록한 뒤에는 "기초연금은 미래 세대에게 더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반박하는 식이다.
문건에는 또, 정부안은 현재의 재정상황과 세대간 형평,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했으며, 세계 경제의 침체와 맞물려 세수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등의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복지부는 국민행복연금위원회에서 소득하위 70%의 노인들에게만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 공감대를 이뤘고, 정부에서 의지를 가지고 20만원 수령 시기를 기존 2028년에서 2014년으로, 14년이나 앞당겼다는 점을 대응논리로 내세웠다.
해당 문건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에서 만들어져서 새누리당 보건복지위측에 제공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민주당 보건복지위원들은 "이번 사건은 국정감사를 가볍게 보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국회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로 국민의 눈을 우습게 여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복지위원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정부가 공약 파기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새누리당과 공모해 기초연금 후퇴에 대한 비판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했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건을 받은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정감사를 진행해야 할 새누리당과 국정감사를 받아야 할 정부의 짬짜미가 도를 넘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입법기관의 권능을 정부와의 짬짜미에 사용하지 말고, 행정부를 감시 견제하는 데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 관계자는 "새누리당 정책위 수석에게는 그 자료를 제공했지만, 개별 의원들에게까지 자료를 만들어서 뿌리지는 않았다"며 "해당 문건은 복지부가 만드는 통상적인 국정감사 대응 자료일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