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수업 주제는 '스포츠 이벤트 유치 및 운영.' 12년차 축구행정가 김준영(37, 대한축구협회 경기운영실 등록팀 과장) 씨는 '국제카바디대회 부산 유치안'을 같은 조 준에이드(파키스탄), 빌리(인도네시아), 여혜진 씨와 돌아가며 영어로 발표했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올초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스포츠인재 양성에 관심이 많다. 5월쯤 해당 프로그램 이수 희망자를 뽑는다는 사내 공지가 떴다. 김 씨는 “현장과 이론을 접목해 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전했다. 치열한 사내경쟁과 서울대 석사 전형을 거쳐 대상자로 선정됐다. 학비는 사업 주체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체육인재육성재단과 회사가 반반씩 부담해준다.
주5일 수업인데다 개인 및 그룹 발표가 많다. 1주일 단위로 강의 주제와 교수도 바뀐다. "발표 준비 때문에 이날 새벽 3시에 잤다”는 김 씨는 “하루하루 수업이 타이트하지만 어려운 과정 속에서 재미를 찾으려 노력한다”고 웃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가 만만찮지만 보람이 더 크다. 김 씨는 “그동안 축구에 국한해 생각했지만 학교에서는 스포츠 전반을 배우니까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라고 했다. 스포츠 인문학, 마케팅, 조직, 미디어, 법, 협상 등 수업 주제가 광범위하다.
함께 수업을 듣는 외국인 학생 18명은 모두 개발도상국 출신이다. 한국인은 김 씨까지 6명. 개도국의 스포츠 행정가를 양성해 지속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리나라의 국제 스포츠 영향력을 제고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김 씨는 "외국인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습수준도 높다. 저보다 영어실력이 좋으니까 동기부여도 된다"고 했다..
이어 "동기들 중에서는 자신이 큰 형 뻘에 속한다"며 "나이 어린 학생들의 창의성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참여형 수업을 하면서 바람직한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는? "자기 생각이나 한 분야에만 매몰되지 않고, 팀워크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을 도입하는 것 아닐까요? 궁극적으로 스포츠를 긍정적 방향으로 이끄는 거겠죠."
2011년 기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규모는 13억 2천만달러로,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 23개 회원국 중 17위에 불과하다. ODA/GNI(국민총소득) 비율은 0.12%로 22위.
스포츠 분야 공적개발원조는 더 미약한 상황이다. 지난해 정부 차원의 개도국 스포츠 지원 금액은 50억원 정도였다. 더구나 태권도 평화봉사단과 태권도 사범 파견, 스포츠용품 지원 등 단발성 사업에 국한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스포츠비전 2018'에서 '뿌리가 튼튼한 스포츠'를 위한 중점 추진과제로 스포츠 공적개발원조 확대를 내세우는 등 이전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올해 개도국 스포츠 지원 사업에 책정된 예산은 71억원. '드림 투게더 마스터 프로그램’에는 올해 15억원을 포함, 2017년까지 총 233억원이 투입된다.
우리나라는 스포츠강국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종합 5위에 올랐고, 세계 4대 국제스포츠이벤트를 모두 유치했다. 그러나 스포츠 선진국은 아니다. 김 씨는 "드림 마스터 프로그램의 양적, 질적 성장을 기대한다"며 " 한국이 스포츠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려면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시스템과 풀뿌리 체육을 정비하고, 스포츠 산업을 확충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