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여당의 대표적 경제통이 '주택매매 활성화를 통해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시킨다'는 정부·여당의 기조를 대놓고 공격한 셈이다.
이 의원은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대책 발표 이후에도 수도권 아파트 전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지난 9월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 올랐고, 올해 4월(3.1%)과 8월(1.1%)에 비해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 의원은 "'빚내서 집 사라'는 정부에 전월세 세입자를 대신해 7가지 질문을 던진다"며 부동산 대책의 허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집값 떠받쳐 주택매매 활성화하면 '미친 전세'가 잡힌다? 오히려 전세값은 못잡고, 주택가격만 자극하는 무책임한 정책일 수 있다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로 돌리면 전세값 폭등 잡을 수 있다? 수도권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의 79%가 85㎡ 초과 중대형이고 입지도 대체로 불리해 효과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등의 자문자답을 내놨다.
또 ▲민간임대사업자 지원을 확대하면, '안전한 전세주택 공급자'로서 기능한다? 집값 하락과 부채비용 충당을 위해 임대료 인상에 나설 개연성이 매우 높다 ▲최근 주택 매매시장은 집값하락으로 집을 살만한 여력이 많다? 소득수준 중간 이하 가구에겐 여전히 너무 높은 주택가격이다 등의 지적도 내놨다.
특히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에 빚내서 집 사라구요?'라는 항목에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한 정책이며, 새로운 하우스푸어를 양산 가능성도 높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정부 뿐 아니라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시켜 전세난을 안정시킨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또 '하우스푸어 양산 정책'이란 민주당의 비판에 "세입자들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주는 정책"이라고 맞서왔다.
이 의원은 "일부 여건이 괜찮은 계층의 매매 활성화, 집값 떠받치기 탓에 무주택자·세입자·미래세대의 주거부담은 고착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돼 금리가 오를 경우 거품이 일거에 터질 수도 있는데, 그 고통은 서민들의 몫으로 귀착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실효성 없고 부작용만 우려되는 매매 활성화에 앞장설 게 아니라, 대선공약에 밝혔듯이 '보편적 주거복지' 차원에서 서민 주거안정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보편적 주거복지 대책으로는 장기임대주택 확대, 1%대의 저소득층 월세대출 지원, 주택바우처 제도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