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순천만 뒷산’...공무원 조직적 개입 의혹

재허가 과정 특혜성 행정에 경찰 수사, 순천시 감사 착수

세계적인 습지인 '순천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남 순천 별량면 용두마을 뒷산에 최근 없던 농로 포장도로가 개설되고 택지 개발 허가가 났다. 개인 소유의 토지까지 올라가는 도로가 개설되는 과정에는 순천시민의 혈세가 쓰였다.

전남 순천 별량면 용두마을 뒷산. 순천만이 조망되는 이 야산 2만여㎡를 매입한 이모 씨는 지난 6월 순천시(시장 조충훈)에 택지개발 허가를 신청했으나 건축심의 과정에서 진입로가 없다는 이유로 불허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2달 뒤인 지난 8월부터 백여 미터 남짓한 높이의 이 산 중턱까지 농로 포장도로 공사가 진행됐다.

폭 5m, 길이 220m의 이 도로는 이 씨가 소유한 땅까지 연결됐고, 도로 포장 예산은 순천시의 시장포괄사업비 2천만 원이 쓰였다.


또한 진입로 개설 공사를 맡은 업체는 멀쩡한 소나무 5백여 그루를 훼손하고, 도로 중앙에 택지개발을 위한 흄관과 배수로 등을 불법으로 매립했지만 순천시는 확인 없이 정상적으로 준공 승인을 내줬다.

이렇게 개설된 진입로에 순천시는 다시 건축심의를 열어 택지 개발을 허가했다.

도로 개설부터 택지 개발 허가까지 별량면사무소와 허가민원과 등 5~6개 부서를 거치는 동안 현장 답사는 부실하게 이뤄졌고, 허가 부서도 탁상행정을 했다.

주민들은 난데없는 뒷산 훼손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 주로 사는 작은 마을인데 어느 날 집을 짓는다고 저렇게 멀쩡한 산을 깎아 놓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특혜성 행정 처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순천시는 뒤늦게 면사무소 담당자와 본청 허가 절차, 예산 배정 등을 담당했던 공무원 10여 명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1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진 해당 임야는 개발이 끝나면 수십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특혜성 행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동안 담당 공무원과 시의원,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 부적절한 정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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