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출장 나온 북한관료들을 안내하는 단둥의 조선족 김모 씨는 14일 "중국에 출장 온 조선(북한)사람들이 묵을 숙소를 정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남한 텔레비전이 나오는 위성방송시설을 갖추었느냐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다.
김 씨는 "관료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임무를 지닌 보위부 요원들까지도 당국에서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남한 텔레비전방송을 관료들과 함께 시청한다"고 주장했다.
단둥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조선족 박모 씨도 "남한 TV시청이 가능한 위성방송 설비가 없다면 조선(북한)손님들을 한 사람도 받지 못 할 것"이라면서 "저가 민박집들 조차도 한국위성방송 시설은 필수"라고 말했다.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 텔레비전 시청에 열중하는 것은 남한 텔레비전 프로가 재미있는 데다가 각종 보도를 통해 남한소식과 세계의 주요 뉴스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내원 김 씨는 특히 "북한 관료들이 자신들조차도 모르는 조선(북한) 내부소식을 남조선 텔레비전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조선 관료들은 남조선 방송이 어떻게 조국(북한)의 소식을 그렇게 빨리 알아내 보도하는지 매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단둥을 비롯한 옌지, 창바이(장백)등 접경도시들에서는 한국어를 모르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들에서도 남한 텔레비전 시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중국 접경도시들에서는 남한의 지상파 방송 외에도 각종 유선방송까지 시청 가능한 위성 수신장치가 100달라 정도면 설치가 가능할 정도로 널리 보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당국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남한방송 시청이 가능한 위성방송장비는 공안당국의 허가를 얻은 외국인에 한해 설치를 허용했으나, 최근 규제가 점차 완화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위성방송 수신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