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찌르지 마" 5살 딸 아랑곳없이…

딸 못 보게 되자 범행 결심…딸이 말려도 뿌리치고 흉기 휘둘러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5살 딸의 눈앞에서 전처(前妻)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김재환 부장판사)는 전처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김모(46)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008년 A(45)씨와의 사이에서 딸을 낳고 결혼했지만, A씨가 김 씨와 상의하지 않고 옷가게를 처분했다는 등의 이유로 다투기 시작했다.

결국 김 씨의 폭행에 A씨가 가출한 끝에 지난해 11월 두 사람은 김 씨가 딸 양육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협의 이혼했다.

하지만 지난 1월 김 씨는 딸을 통해 A씨와 다른 남자의 동거 사실을 알고 화가 나 A씨 몰래 딸을 데려가 2주 동안 키웠다.

그러자 A씨는 김 씨를 경찰에 유괴범으로 신고해 딸을 되돌려받은 뒤 지난 4월 의정부지방법원에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 박탈, 100m 접근금지'를 신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화가 난 김 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A씨의 집을 찾아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려고 집을 나선 A씨에게 "소를 취하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A씨가 대꾸하지 않자 김 씨는 자택에서 준비해온 흉기를 꺼내 A씨에게 휘둘렀다.

5살 딸이 김 씨의 손을 잡으며 "아빠 찌르지 마. 엄마를 왜 찔러"라며 말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김 씨는 계속 범행을 저질렀다.

복부 등을 11차례 찔린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흘 만에 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을 계획해 흉기 2자루를 날을 갈아 준비하고 인근 주민이 던진 의자에 맞아 놓친 흉기를 다시 주워 피해자가 저항하지 못할 때까지 찌르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딸이 앞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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