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두산은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운명의 최종 5차전을 치른다. 1, 2차전을 치렀던 넥센의 홈 구장이다.
넥센의 초반 2연승으로 싱겁게 끝나는 듯했지만 준PO는 두산의 반격으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4차전에서 끝내려 했던 넥센은 2차전 선발 벤 헤켄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1차전 선발 니퍼트는 4차전 필승 불펜으로 맹활악하며 소중한 2승째를 따냈다.
5차전 변수는 역시 목동이라는 점이다. 1, 2차전의 키플레이어였던 넥센 박병호가 살아날 확률이 적잖다. 두산으로서는 역시 박병호 봉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사실 박병호는 잠실 3, 4차전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두산의 집중 견제에 9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에 머물렀다. 딱히 두산이 승부를 거른 것은 아니었지만 유인구에 자주 당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박병호가 삼진 3개를 당했던 3차전 뒤 "상대가 승부를 걸어올 것을 알고 마음이 앞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목동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박병호도 자신감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박병호는 목동에서 64경기 2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16경기 1개에 머문 잠실과는 느낌이 다르다.
1, 2차전의 기억도 반갑다. 박병호는 1차전에서 솔로 홈런을 쏘아올린 데 이어 2차전에서도 연장 10회말 결승 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1차전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도 두산이 다음 타자 박병호를 의식해 정면 승부를 한 탓이 컸다.
반면 두산으로서는 박병호 봉쇄 작전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구장 규모가 큰 잠실에서는 장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목동이라면 다시 커질 수 있다. 게다가 마지막 5차전인 만큼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한방을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넥센 역시 장타 경계령은 마찬가지다. 두산은 3, 4차전에서 나온 3개의 아치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3차전 최준석, 홍성흔과 4차전 최재훈의 한방이 터졌다. 반면 넥센은 3, 4차전에서 1개의 홈런도 없었다. 오히려 장타력에서 두산이 넥센을 압도한 모양새였다.
PO 진출을 결정할 운명의 준PO 5차전. 과연 박병호가 다시 시리즈의 중심에 설지, 목동 변수가 두 팀에 어떤 유불리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