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철 선수가 승리했습니다.” 판정이 내려지자 둘은 옥타곤 위에 않아 맞절을 했다. 그러곤 웃으며 진한 포옹을 나눴다. 상대의 손을 높이 들어 올려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로드FC 라이트급 초대 챔피언 남의철이 1차 방어에 성공했다.
남의철(32, 팀파시 강남)은 1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국내 종합격투기대회 ‘로드FC 13’ 라이트급(-70kg) 1차 방어전에서 쿠메 다카스케(28, 일본)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그는 7승 무패로 로드FC 최다승 기록을 이어갔다.
그간 남의철은 맘고생이 심했다. 그는 지난 4월 ‘로드FC 11’ 대회 라이트급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쿠메를 연장 접전 끝에 제압하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러나 당시 남의철이 시합 중 수 차례 철창을 잡았는데도 심판이 이를 제지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에 주최 측은 곧바로 두 선수의 재대결을 확정지었다.
1라운드가 시작되자 마자 남의철은 쿠메에게 달려들었다. 이어 상체를 감싸안고 상대를 넘어뜨리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후 둘은 불꽃 같은 펀치 공방전을 펼쳤다. 남의철은 상대 안면에 수 차례 펀치를 적중시키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는 다시 힘겨루기 양상을 띄었다. 이후 남의철은 테이크다운을 허용해 밑에 깔렸지만 철창에 기대 일어나며 위기를 모면했다. 둘은 종료 막판 카운터펀치와 킥을 주고받으며 첫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남의철은 2라운드 초반부터 쿠메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상대가 남의철의 파상공세를 잘 견뎌냈다. 둘은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클린치 싸움을 벌였다. 일진일퇴 공방전이었다. 서로 그라운드으로 몰고가려 애썼지만 둘의 힘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종료 1분 여를 남기고는 타격이 불을 뿜었다. 남의철은 송곳펀치에 니킥을 섞어가며 상대를 괴롭혔다.
3라운드에서도 그라운드 상황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한 힘 겨루기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남의철은 쿠메 등 뒤에서 몸통을 싸잡고 상대를 넘어뜨렸다. 이어 그라운드에서 백포지션을 차지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또다시 불꽃 튀는 타격전이 펼쳐졌다. 그런데 남의철의 강펀치에 상대가 주저앉았고, 곧이어 턱에 니킥이 꽂혔다. 그순간 3라운드가 끝났음을 알리는 무저가 울렸다.
남의철은 경기 후 옥타곤 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죽을 힘을 다해 싸웠다. 쿠메가 그 이상으로 열심해 해줘서 명승부가 났다. 열심히 해준 쿠메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격투기는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위승배 감독님과 팀 식구, 회원분들, 그리고 가족들과 승리의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쿠메는 "남의철을 잡는 것을 목표로 훈련했지만 리벤지에 성공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운동하겠다. 남의철과 다시 싸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