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부산 상륙 '킬빌' 감독, "봉준호 스필버그의 재능을 가졌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나는 영화의 제자이고 제작하는 학생이다"

11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을 찾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봉준호 감독. (부산CBS 강민정 기자/자료사진)

부산국제영화제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유명 배우나 감독들의 공식 일정이 줄어드는 데다, '태풍'의 영향으로 축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상황이었지만, 예정에 없던 미국의 거장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깜짝 방문해 영화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영화제 폐막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5시, 해운대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야외광장에 세계적인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나타났다.

'타란티노가 봉준호를 만났을 때'라는 주제로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오프토크 행사를 통해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이 행사가 갑작스럽게 열리게 된 이유는 최근 마카오를 방문 중이었던 타란티노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소식을 전해 듣고 봉준호 감독과 만나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이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부산에 충동적으로 오게 됐다"며 "마카오에서 상을 받게 됐는데 제니 쥬라는 친구가 봉준호를 만나게 해 줄테니 부산에 오지 않겠냐고 해 오게 됐다"라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또 "봉 감독은 70년대 스필버그가 영화 조스에서 코믹과 공포를 적절히 사용했던 것처럼 '스필버그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영화제에 '설국열차'가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되며 현지에서 공식 기자회견 등 일정을 이미 마무리한 봉준호 감독은 타란티노 감독을 만나기 위해 체류 기간을 연장했다.

이날 오픈토크에 참석한 봉 감독은 "1994년도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픽션'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영화에서 그리스 비극을 보는듯한 장중한 느낌을 받았고 이후 '저수지의 개들' 등 쿠엔티노 감독의 작품을 찾아보며 작품세계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토크 내내 서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거리낌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타란티노 감독은 "나 자신은 영화의 제자이고 제작하는 학생이다"라고 밝혀 낮은 자세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나의 롤모델인 교수들의 작품을 쫓아가는 편이다. 내가 죽는 날 영화 학교를 졸업하는 것이다"면서 "지금은 나의 관점과 2013년도 관객들의 관점에서 영화를 제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킬빌' 시리즈로 친숙한 타란티노 감독은 1994년 '펄프픽션'으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장고:분노의 추적자'로 영국과 미국의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다.

영화제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유명스타와의 만남에 목말라있던 영화팬들은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 감독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서 모 사립대 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김서영(19) 양은 "지난 한글날에 내려와 바로 다음날 올라가려고 했는데, BIFF에서 초청도 하지 않은 타란티노 감독이 깜짝 방문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부산에 머무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영화제는 12일 저녁 영화의 전당에서 폐막작 '만찬'의 상영을 마지막으로 열흘 간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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