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현장에 함께 있던 숨진 학생의 친구로부터 3시간이 넘게 계속된 당시의 무자비한 폭행 상황이 전해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11일 중학생을 마구때려 숨지게 한 도내 모 중학교 검도부 코치 김모(41)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새벽 1시 30분부터 5시까지 청주의 한 고등학교 강당에서 중학생인 A(15)군의 손목을 두건으로 묶고 바지를 모두 벗긴 뒤 목검 등으로 수백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의 충격적인 폭행 상황은 사건 현장에 함께 있던 숨진 A군의 친구 등에 대한 경찰 조사를 통해 1차적으로 세상에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전날 밤 선배 등 3명과 함께 소주 6병을 마시고 친구 한 명과 함께 자신의 집에 돌아왔다.
한달 전쯤 검도부를 그만 둔 A군의 탈선에 속이 상한 A군의 어머니는 검도부 코치인 김 씨에게 전화로 아들을 훈계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씨는 새벽 1시 30분쯤 A군의 집으로 찾아와 A군과 A군의 친구를 자신이 코치로 일하고 있는 청주의 모 고등학교 강당으로 데려갔다.
이후 A군의 바지를 벗긴 뒤 손목을 두건으로 묶고 목검으로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폭행은 목검이 부러지고 A군이 실신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멈출 줄 몰랐다.
오히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제자에게 "이렇게 맞아도 죽지 않는다"며 죽도로 때리고 온몸을 발로 차는 등 폭행은 더욱 가혹해졌다.
함께 현장에 있었던 A군의 친구는 "온몸을 떨며 쓰러져 있는 친구를 보면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울며 매달리는 친구를 발로 걷어차면서 개보다도 심하게 대했다"고 당시의 가혹했던 폭행 현장을 떠올렸다.
무려 3시간이 넘게 수백차례의 폭행을 당한 A군은 이날 새벽 5시쯤 기어서 폭행 현장에서 벗어났지만 결국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자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훈계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폭행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죽을 정도로 심하게 때리지는 않았다"고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운동부를 그만 둔 뒤 어머니 속을 썪이는 아이를 코치가 훈계한다는 것이 과했던 것 같다"며 "죽은 아이는 물론 훈계를 부탁한 어머니, 훈계에 나선 코치도 모두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김 씨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