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군' 김유리 "태이령 덕에 밝아져..정 많이 들었죠"

[노컷인터뷰]'주군의 태양'에서 이령 역으로 활약한 배우 김유리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태이령 역으로 열연을 펼친 김유리가 8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SBS ‘청담동 앨리스’에서 까칠한 의류회사 디자이너로 신인화로 ‘악랄한’ 악역을 소화한 배우 김유리(29)는 최근 종영한 SBS ‘주군의 태양’에서는 ‘엉뚱한’ 톱스타 태이령으로 ‘귀여운’ 악역 연기를 펼쳐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주군의 태양’에서 김유리는 차분한 외모와 달리 다소 허당기 넘치는 캐릭터인 이령을 실감 나게 표현해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특히 상대역 강우(서인국 분)와 티격태격한 로맨스는 늦은 가을 밤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최근 CBS 목동 사옥에서 만난 김유리는 드라마 종영 후 1주일의 꿀맛 같은 휴가를 보내서인지 내내 밝은 미소를 유지했다. “종방연 후 밀린 잠을 잤다”는 김유리는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해피바이러스를 발산했다.

올해 초 ‘청담동 앨리스’ 종영 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유리는 ‘청담동 앨리스’를 두고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에게 모든 작품은 선물 같다. 이번 ‘주군의 태양’ 역시 그렇다.

“사실 체감을 잘 못하고 있었는데 주위 분들이 방송 보고 응원 많이 해주셨어요. ‘주군의 태양’은 선물 같은 작품이에요. 저에게 있어서 작품은 항상 선물 같아요. ‘청담동 앨리스’도 그랬고요.(웃음) 저를 선택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해야겠어요.”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태이령 역으로 열연을 펼친 김유리가 8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전작 ‘청담동 앨리스’에서 당당한 커리어우먼 신인화 역할을 맡았던 김유리는 아쉽게도 차승조(박시후 분)와 사랑이 어이지지 않았다. ‘주군의 태양’에서는 연하의 서인국과 러브라인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촬영장에서 서인국 씨는 정말 편했어요. 분위기 메이커였거든요. 실제로도 제가 누나여서 그런지 굉장히 편하게 촬영을 마쳤어요.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요.”(웃음)

뭇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주군의 태양’ 주중원(소지섭 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김유리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는 주군(소지섭)과 태양(공효진)의 로맨스에 설렜지만, 이령의 입장에서는 강우를 꼽았다. 의리를 지킨 것(?)이다.

“이령이로서는 아무래도 강우를 많이 좋아하니까...(강우를 선택하겠다.) 그런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웃음) 객관적으로 캐릭터를 보기는 쉽지 않아요. 시청자 입장에서는 소지섭 선배와 공효진 언니의 로맨스를 눈에 하트를 켜고 보죠.(웃음) 저도 여자이긴 여자인가 봐요.”(웃음)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태이령 역으로 열연을 펼친 김유리가 8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주군의 태양’에는 소지섭, 공효진, 서인국 등 굵직굵직한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이들과 3개월 넘게 동고동락한 김유리는 선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 특히 그렇게 보일 것 같지 않은 소지섭은 김유리에게 직접 ‘코믹’ 연기를 지도했다.

“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어요. 항상 재밌고, 화기애애했죠. 상대역인 인국 씨도 너무 편하게 해줬고, 효진 언니도 좋은 얘기 많이 해줬어요. 망가지는 캐릭터다보니 효진 언니가 굉장히 잘 웃어주면서 조언 해줬어요. 소지섭 선배님도 코믹스러운 상황에서 조언도 많이 해주고, 용기도 많이 줬어요. 감동의 도가니였죠.”(웃음)

태이령과 실제 김유리와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너무도 자연스러운 연기는 ‘태이령=김유리’라는 생각을 들게 했지만, 그는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제 모습은 이령이도 아니고, ‘청담동 앨리스’의 신인화도 아닌 거 같아요. 아직 이령의 모습이 조금 남아있는 것 같아요. 이령이 덕분에 많이 밝아지기도 했고. 실제 성격은 지극히 평범해요.”

극 중 이령은 강우를 향해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거침없이 고백하는 보기 드문 여성이다. 김유리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이령을 부러워하면서도, 실제로 운명을 만나도 고백은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도 이령이처럼 표현은 못할 거 같아요. 그런 모습의 이령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여자가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요. 여자가 남자에게 그렇게 용기 내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웃음)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태이령 역으로 열연을 펼친 김유리가 8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올해 두 작품을 소화한 김유리는 전작을 마치고 불과 몇 달 사이에 새로운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했다.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칭찬에 우쭐할 만도 하지만, 그는 글을 써주는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작가 선생님이 글을 매우 잘 써주셨어요. 저는 저의 모든 걸 내려놓고 열심히 연기했어요. 연기를 하면서도 ‘내가 제대로 한 건가?’, ‘재밌는 걸까?’라는 걱정도 했어요. 이령이는 연기하면서 가장 많이 웃었던 캐릭터에요. 정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어쩌죠?”(웃음)

올해 나이 서른.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결혼을 생각해 볼 때다. 김유리는 나이 상관 없이 확신이 드는 사람을 만나면 결혼할 계획이다.

“아직 연애나 결혼할 계획은 전혀 없어요. 아직은 남일 같이 느껴질 뿐이죠.(웃음) 나중에 누군가를 만나서 확신이 들면 결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몇 살 전에 하겠다는 계획은 없고요, 중요한 건 (만나는) 사람도 없어요.”(웃음)

최근작에서 김유리의 헤어스타일은 동일하다. 차가운 느낌의 까만 쇼트 커트. 그의 작은 얼굴과 새하얀 피부는 쇼트 커트를 쉽게 소화했다. 그렇다고 단발 머리를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 따라 헤어스타일이 바뀔 거 같아요. 만약 다음 작품에서 캐릭터의 머리가 길어야 한다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길게 해야죠.(웃음) 머리를 자른 것도 캐릭터에 어울릴 것 같아 용기 내 잘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