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쇠에 내오는 양념 돼지갈비.
레시피(조리법)도 특이하다. 양념된 돼지갈비를 직화로 구워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 불판에서 팬(옛날엔 양은냄비)에 한참 졸인 뒤 석쇠에 내온다.
다 먹고 나면 졸인 팬에 밥을 쓱쓱 비벼다 주는데 꼭 이 비빔밥으로 마무리해줘야 한다고 이 집의 30년 단골 송모(46) 씨는 단언한다.
하지만 그는 이제는 추억이 돼버린 옛 나정상회에서는 공깃밥이나 비빔밥 모두 천원이었지만 옮긴 뒤 비빔밥이 백% 인상됐다고 아쉬워한다.
메뉴는 돼지갈비에 공깃밥, 비빔밥뿐이었는데 상무지구로 식당을 옮기면서 돼지갈비가 12,000원으로 천원 오르고 후식냉면, 김치찌개도 추가됐다.
◈ 40년 내공, 추억의 그 이름, 그 소박한 맛
40여 년 전 당시 광주시 외곽 시골 장암마을의 전빵(구멍가게의 사투리)에서 동네사람들에게 돼지갈비를 구워다 주곤 했던 소박한 유래를 가진 곳이다.
지금도 추억의 옛 이름 그대로이고 주인은 할머니가 아들(나승현)과 며느리에게 넘겼고 식당위치도 3년 전 광산구 신촌동에서 상무지구로 옮겼다.
그 큰 규모의 식당으로 발전했는데도 여전히 대기표를 받아야 하는 손님들은 불평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엄청나게 커버린 규모만큼이나 맛 또한 과거 주인의 정이 오롯하게 담긴 맛은 사라졌다고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점에서 예전 다 쓰러져가는 슈퍼 간판 하나 달랑 있던 나주의 송현 불고기(061-332-6497)를 연상케 한다.
허름한 곳에서 연탄불에 구워먹던 그 넓적넓적한 돼지 불고기의 고소한 불 맛.
거기엔 쫄깃한 돼지 껍데기까지 붙어있다.
◈ ‘맛에 깃들인 멋’이 나정상회의 진가
나정상회는 지금도 그 이름 그대로여서 이름 하나만으로도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어 여전히 좋다.
식당을 나오면서 가족과 함께 온 이에게 무심코 던져봤다.
“역시 나정상회죠?”
돌아오는 대답은 “옛날 아빠, 엄마와 손 붙잡고 와서 먹던 겁나게 맛있던 그 맛은 아니죠”였다.
이는 먹는 게 귀했던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의 맛과 낭만이 깃든 ‘멋있는 맛’이 빠져버렸음을 애석해하는 말로 들렸다.
그는 “영혼을 빼앗겨버렸다”고 다소 거창한 표현까지 했다.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논란 속에 맛이란 게 꼭 변하지 않아도 먹거리 홍수 속에 우리네 입맛도 얄밉게 달라지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