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태풍 지나갔지만…" 영화제 관객동원 '빨간불'

개막 4일만에 16만 관객 찾은 BIFF…태풍으로 주춤

제24호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지난 8일 부산국제영화제 야외 상영이 취소돼 텅빈모습을 보였다. 부산CBS/강민정 기자
태풍이 큰 인명피해 없이 부산을 훑고 지나갔지만, 한껏 달아올랐던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영화제 사상 처음 야외극장 관람을 취소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또 영화팬들의 발길을 이끌었던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 시설물이 모두 철거돼 남은 축제 기간 사흘 동안 최다 관객동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태풍 다나스가 급습한 지난 8일 저녁 7시 해운대 영화의 전당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이날 밤 예정됐던 '나는 파리다' 야외극장 영화 상영이 취소되면서, 굵은 빗줄기를 뚫고 온 영화팬들의 불만이 터진 것이다.

관객 강동호(25) 씨는 "오후 5시에 미리 전화했을 때만 하더라도 상영한다고 해서 비맞으며 달려왔는데, 갑자기 상영 취소한다니 당황스럽다"며 "이번 영화제 초청작 중 유일하게 인터넷 예매에 성공한 작품이었는데, 올해 영화제 작품은 단 1편도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BIFF 조직위는 평소라면 야외극장에 수용할 수 있었던 관객 4천5백 명을 눈 앞에서 고스란히 돌려보내야 했다.

또 영화제 기간 내내 인파로 북적였던 해운대 해수욕장의 비프빌리지도 태풍에 대비해 모두 철거해 사실상 이번 영화제의 야외 행사는 모두 끝이 나버렸다.

영화 '뫼비우스' 김기덕 감독의 야외무대인사를 비롯해, 예정대로라면 11일까지 펼쳐질 권순관, 소란, 옥상달빛의 공연이 아예 취소돼 관객동원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수영만 요트경기장 시절 강한 비바람으로 야외 대형 스크린 작동이 안 돼 1시간가량 상영이 연기된 적이 있었고, 영화 상영 중간에 비바람으로 상영이 중단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면 시설 철수는 없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행사 기간 절반이 쉬는 날이라 개막 전부터 최다관객 기록을 가뿐히 경신할 것으로 기대했다.

축제 기간 동안 22만 명이 영화를 본 지난해와 견줘 올해는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져 개막 사흘 만에 관객수가 16만을 넘어서는 등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태풍이라는 불청객 앞에선 영화제도 속수무책이다.

한글날(9일) 다시 한 번 많은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태풍의 여파로 영화팬들이 발걸음을 주춤하면서, 현재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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