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주택 가격의 5%만 있으면 장기주택담보대출(모기지)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주택구매 지원제를 예고해 그 영향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생애 첫 주택구매자를 대상으로 집값의 5%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장기 모기지로 갚는 주택구매 지원제를 내년부터 3년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존 모기지 대출제도의 자기 자금 비율을 20%에서 5%까지 낮춘 것으로 대출금의 15%는 정부 기금에서 대출은행에 지원하는 제도다.
대출금 상환 능력은 있지만, 저축은 많지 않은 무주택자들을 위해 내 집을 마련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다.
구매지원 대상은 최대 60만 파운드 이하의 주택으로 초기 2년간 5% 안팎의 대출금리가 적용된다.
보수당 연립정부는 주택경기 부양을 통한 경기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4월 도입한 신규주택에 대한 20% 대출 지원제에 이은 2단계 주택구매 촉진책으로 이런 방안을 공개했다.
건설업계와 주택 구매 희망자들은 이를 반겼지만,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 현상을 우려하는 반론도 따랐다.
하원 재무위원회는 "주택시장을 왜곡시켜 금융시장을 불안에 빠뜨릴 수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민주당 소속의 빈스 케이블 산업장관도 "주택시장에 새로운 거품이 조성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야당인 노동당은 신규 주택이 공급되지 않으면 집값만 올라 주택 구매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며 주택공급 확대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보수당 내각은 조금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내 집 마련을 원하지만, 보유 저축이 부족한 서민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도 "젊은 세대도 부모나 조부모 세대처럼 번듯한 내 집을 마련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재무위원회는 이에 대해 한 번 시행된 제도는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동산 버블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한 중앙은행의 엄격한 감독 노력이 따라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