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장, 나노산업단지 위해 밀양 할매들 고려장"

엄용수 밀양시장 "외부세력 자해행위 유도" 발언에 반대대책위 격분

일주일 째 계속되고 있는 밀양 송전탑 공사 갈등과 관련해 엄용수 밀양시장이 "외부세력이 주민들의 자해행위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반대대책위가 정면으로 반박했다.

엄 시장은 8일 호소문을 통해 "지금 밀양에는 재야 정치권, 반핵을 앞세운 환경단체, 노동단체 등 외부인사들이 시청의 행정대집행을 막거나 반대 주민들의 농성에 가담 중"이라며, "애초 송전선로 주변주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도움이 되고자 시작했던 외부의 지원은 그 의미가 퇴색되고 불필요한 정치적 의도나 이념투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의 자해행위를 유도하는 외부세력은 즉시 유사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시장은 "최근에 일부 보도된 기사내용에 의하면 모 당원들이 공사현장주변에 무덤구덩이와 목줄을 설치하고서 휘발유병을 비치했다"며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이러한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대책위가 의도했든 외부세력이 했든 간에 이는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라며 "오히려 불상사를 조장하고 불상사를 원하는 것이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 시장은 "힘드시지만 희망을 결코 잃어서는 안 된다"며 "송전선로가 우리 지역으로 지나가게 된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지만 송전선이 지나간다고 모든 것이 다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고 당부했다.

◈ 송전탑 반대대책위 "엉터리 보도에 어이없는 망언"


하지만, 이에 대해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는 "엄용수 밀양시장은 밀양 송전탑 문제가 결국 공사 강행이라는 벼랑끝으로 밀려오게 만든 일등공신"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책위는 "일과 중 업무를 봐야 할 공무원 140여명을 동원해 한전의 보상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홍보요원으로 활용하면서 공무원과 주민 양측에서 엄청난 지탄을 받은데 이어, 지금은 근거도 명분도 없는 행정대집행을 주도하고 있다"며 "엄 시장은 아예 한국전력의 행동대장을 자처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엄시장은 나노산업단지 유치라는 욕심을 들떠서 4개면 경과지 주민들의 생존권을 볼모로 현대판 '고려장'을 수행하는 자"라며, "무슨 자격으로 지금 주민을 위해 주는 척하면서 외부세력 운운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국가폭력에 막다른 곳으로 몰린 어르신들을 외면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민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라며 "엄 시장이야 말로 이미 엉터리 보도로 밝혀진 '통진당 구덩이' 해프닝을 들이대면서 공격의 소재로 활용하는 이들이야 말로 심각한 이념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엄 시장이 호소문에서 주민들을 '송전탑 현장에 동원되고 있다'고 표현한 부분은 지금 가을 농사까지 내팽개치고 목숨을 걸고 산에 오르는 주민들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책임 있는 사태 수습 노력은 고사하고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면서 책임 떠넘기기와 어이없는 망언으로 주민들을 더욱 자극하는 자치단체장의 행태에 우리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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