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안프란코 로시 감독은 "영화의 배경은 로마를 둘러싼 67Km의 고속도로인데, 이 곳을 이해하기 위해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대한 공간에서 7개의 스토리를 찍는 건 어떻게 보면 과감한 결정이었다"며 "사실 촬영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구체적인 스토리텔링보다는 장소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그려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자인 김기덕 감독과 만남에 대한 질문에 "김기덕 감독은 베니스에서도 이미 만났다. 그때 인사도 하고 말씀도 드렸다. 어제도 부산에 막 도착해서 수행해주신 분께 김기덕 감독님에 대해 물어봤다. 혹시 만날 수 있겠느냐 했더니 소규모 행사가 있다고 하더라. 그때 잠깐 참석해서 만났다. 부산에 있는 기간 동안 다시 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영화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15년만으로 영화 '성스러운 도로'는 이탈리아는 물론 전세계 영화계에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로마의 거대한 외곽순환도로 '그라(GRA)'와 그 주변인들의 삶을 응시하는 잔잔함이 두드러진다.
그는 시종일관 객관적인 시선으로 앰뷸런스를 타고 다니는 응급의료요원, 캠핑카에 사는 커플, 도로 주변 건물에 살고 있는 가족 등 다양한 인간군상을 병행시켜 보여준다.
그들의 일상은 때로는 하루하루의 대화를 통해 때로는 적막한 풍경과 침묵 속에 흘러간다.
감독이 2년 동안 현장에서 체류하며 찍었다는 이 영화에서 카메라는 구불구불한 형태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이 도로 이면의 보이지 않는 세계들, 규명하기 어려운 교묘한 특성들, 스쳐 지나가는 환영들, 그리고 가능한 미래를 밝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