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이 10월 9일인 이유는?

광화문 세종대왕상(像). (자료사진)
10월 9일 한글날. 한글 반포 567주년이자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곧 오늘의 한글을 창제해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문화국경일이다.

한글은 훈민정음에도 나타나 있듯이 중국과는 다르다는 우리나라의 자주정신과 백성을 생각하는 애민정신, 쉬운 문자를 만들어 널리 알리려는 실용정신 등이 담겨있다.

또한 창제자와 창제 시기, 창제 원리가 자세히 기술된 유일한 문자이며 한글의 기본이 되는 훈민정음은 국보 제70호로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소중한 문화 유산인 한글. 그 한글을 기념하는 한글날은 처음에는 10월 29일로 지정됐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한글은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1443년(세종 25년)에 언문 28자로 창제됐다.

하지만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는 작업을 은밀하게 추진했기 때문에 한글이 언제 창제되었는지 정확한 날짜는 명시돼 있지 않다.

실록에도 1443년(세종 25년) 12월 조의 맨끝에 그냥 '이번 달에 왕이 언문 28자를 만들었다'라는 기록만 기술돼 있다.


그리고 3년뒤인 1446년(세종 28년) 9월 조의 맨 끝에도 '이번 달에 훈민정음이 완성되었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이 두 기록을 놓고 학자들은 1443년 12월에 한글이 일단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문제점이 많아서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3년 동안 해서 1446년 9월을 한글이 만들어진 시기로 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기 이르렀다.

그런데 실록에 9월 며칠인지 날짜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니 그냥 9월 그믐날로 가정하고 양력으로 환산하여 10월 29일을 한글날로 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정해진 한글날은 1926년 조선어 연구회(지금의 한글 학회)가 음력 9월 29일 처음으로 서울 식도원에서 한글날을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가졌다.

그러다가 1940년대에 방종현 선생이 실록의 1446년 9월 조의 기록은 문자로서의 한글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훈민정음이라는 책(소위 해례본)이 완성되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함을 지적했다.

실록의 1446년 9월 조의 기록이 훈민정음이 반포된 것이 아니라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고가 완성되어 세종에 보고를 한 것이라는 내용으로 실제 반포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학자들은 1446년 9월에 훈민정음이 반포되었으니 이 때를 한글날로 정해도 크게 문제는 없다는 식으로 잘못 해석을 해 10월 29일이 한글날로 계속 유지되었다.

그러다가 그 해 경북 안동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이 발견되었다.

발견된 원본 정인지의 서문에 '세종 28년 9월 상순'이라고 날짜가 적혀있었고 정확한 날짜는 아니지만 애초 9월 그믐으로 잡았던 한글날을 20일 정도 앞당길 필요가 생겼다.

따라서 10월 29일에서 20일을 앞당긴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게 됐다.

이후 한글날은 조선어학회 차원에서 기념하다 해방 이후 공휴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1991년 휴일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한글날을 공휴 국경일에서 제외, '기념일'로 변경됐다.

그러다 2005년 국경일로 재승격 되었고 2012년 12월 공휴 국경일에 재지정 돼 올해 첫 공휴 국경일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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