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에 노동계, 재계 양측 모두 '싸늘'

단계적 시행은 '기업 봐주기 꼼수'

정부와 새누리당이 근로자의 노동시간 단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한 데 대해 노동계와 재계의 반응이 싸늘하다.

당정은 7일 국회에서 정책협의회를 열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행 근로시간은 주40시간을 원칙으로 하되, 평일 연장 근로 12시간에 휴일 근로 16시간을 포함해 최대 68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입법화 되면 하루 8시간씩 주 40시간 근무에 휴일, 연장 근로 모두 포함해 초과근로 가능시간을 12시간으로 제한하게 되는 것이다.

◈노동계 '이미 이뤄졌어야 하는 일'...단계적 시행에 걱정

당정 협의 결과에 대해 노동계는 '진작 이뤄졌어야 하는 일'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노총은 “ 이번 당정 협의의 내용은 장시간 근로 관행을 해소하여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산성 향상, 정부가 목표로 하는 일자리 창출에도 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이미 법으로는 52시간 근로시간 제한을 뒀는데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으로 휴일근로까지 가능하게 해 장시간 근로를 용인해왔다”며 “근로시간 단축 자체만 놓고 봤을 때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즉각 시행이 아닌 단계적 시행에 대해 ‘꼼수’라는 지적도 내놨다.

한국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이미 야당 의원들이 낸 법안과 국회 전문위원 의견으로 ‘단계적 시행’이 아닌 ‘동시 시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상황이다"라며 "당정 협의로 단계적 시행을 하기로 한다는 것은 재계의 입장을 지나치게 반영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김은기 정책국장은 “ 법이 개정되지 않아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었는데 정부가 지금까지 책임을 방기해 온 결과”라며 “정부와 여당은 연착륙을 핑계로 단계적 시행을 하지 말고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 역시도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경영자총연합회 김동욱 본부장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서는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이 휴일 연장 근로였는데 연장근로가 제한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고 밝혔다.

또 “대기업 근로자의 경우 연장근로수당이 줄어들면서 임금을 보전하는 문제 등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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