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송전탑 반대가 계속되고 있는 충남 당진과 경북 청도 주민들이 7일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을 방문해 밀양 주민들에게 힘을 보탰다.
전국송전탑 반대 네트워크 소속 당진과 청도 주민 50여명은 7일 낮 밀양 단장면 4공구 건설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피해 주민들을 대책은 커녕 죽음으로 몰아 붙이고 있다"며 당장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당진 345㎸ 반대대책위 최귀환 위원장은 "밀양이 무너지면 앞으로 송전탑 몇백개를 더 지을 것이다. 한전의 정책을 바로잡는 것을 밀양주민이 우리 대신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밀양사태로 전국적으로 정부와 한전이 전기정책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알수 있게 됐다"며 "정부와 한전의 송전탑 계획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청도군에서 온 이은주 씨도 "괴물 송전탑을 막기 위해 전국의 많은 할머니들이 송전탑을 막기 위해 오늘도 이렇게 싸우고 있다"며 "시골사람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더이상 죄없는 시골사람들 죽이지 말고 아름다운 금수강산 지켜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밀양주민들도 송전탑을 꼭 막아내겠다고 화답했다. 밀양 산외면 보라마을 이종숙 이장은 "멀리서 와주셔서 힘을 주시니 너무 고맙다. 송전탑 주변지역은 은행 담보조차 되지 않는 등 송전탑 때문에 주민들이 받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꼭 막아내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보라마을 주민 김응록 씨는 "당진을 비롯해 전국에 765㎸ 송전탑 들어선 곳은 다 가봤는데 주민은 대부분 떠났거나 남아 있는 주민들 생활도 말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정부와 한전은 주민들에게 반박할 논리도 없이, 시간이 없고 주민들이 무조건 양보하라고 강요해왔고, 반대하는 우리를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넣었다"며 "백해무익한 철탑을 막아내야 끝까지 한다"고 강조했다.
송전탑 반대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정부와 한전이 정확한 통계나 조사도 없이 엉터리 통계를 가지고 전자파, 암발생 등 주민들의 피해는 없다는 주장만 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정부와 한전의 전기 정책을 당장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