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지난 6월부터 조세회피처 불법 자본유출에 대한 특별 단속을 벌여 모두 40개 업체가 불법외환거래로 1조123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사실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빼돌린 돈 가운데는 전두환씨 장남 재국씨가 유출한 전씨의 비자금 등 뉴스타파가 공개한 13개 업체의 7천389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번 조사는 인터넷언론 뉴스타파가 지난 5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명단을 공개한 것이 직접 계기가 됐다.
관세청은 법인세 등 150억원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5개 업체를 국세청에 통보했으며, 나머지 35개 기업에 대해서도 탈세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관세청은 뉴스타파가 공개한 한국인 명단 182명 가운데 현재까지 160명의 신원을 확인해 불법외환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완구류 수출업체 대표 A씨는 회사 창립자로 이미 숨진 아버지가 해외에 은닉한 1천만불과 중계무역 수입가격 고가 조작 등으로 발생한 2백만달러 등 모두 1천200만 달러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홍콩 비밀계좌에 숨긴 사실이 드러났다.
관세청은 이 기업을 상대로 재산도피, 자금세탁, 미신고 해외예금 등과 관련해 모두 4천465억원의 부정 자금을 발견해 지난 8월 검찰에 송치하고, 46억원의 도피자금 잔액을 국내로 환수했다.
이 업체를 포함해 모두 5개 기업이 수출입 가격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6천301억원의 재산을 조세회피처에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18개 업체는 해운·철강 등의 중개수수료 1천596억원을 해외로 빼돌려 자금세탁을 했고, 11개 업체는 해외 수출채권을 회수하지 않는 방법으로 1천774억원의 국부를 유출했다.
2개 업체는 물품을 수입하면서 관세를 포탈하고 차액 대금을 말레이시아와 네덜란드로 밀반출했다 적발됐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이번 특별단속이 검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지하경제 양성화 및 조세정의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무역업체의 수출입과 외환거래 실적 차이, 수출입가격 조작 가능성, 현지설립법인이 페이퍼컴퍼니인지 여부 등을 정밀분석해 국부유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강력한 단속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