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끝나고 다시 한 주가 시작된 7일 오전. 직장인들은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한국인으로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처음 선발 등판한 경기에 관심을 집중하며 '월요병'을 잊었다.
업무시간이어서 TV 중계를 내놓고 볼 수 없는 직장인들은 DMB나 문자중계 등으로 경기 상황을 시시각각 지켜보며 류현진의 선전을 기원했다.
회사원 이경진(29)씨는 "업무시간이라 생중계를 대놓고는 못 보고 인터넷 속보창을 띄워놓고 몰래 봤다"며 "아주 중요한 3차전 경기에 선발등판한 것이어서 예전 다른 선수 등판 때와 느낌이 많이 달랐고, 어젯밤부터 친구들과 경기 이야기하느라 마음이 설레었다"고 말했다.
홍승훈(30)씨는 "업무 때문에 문자 중계로만 내용을 챙겨봤는데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을 눈으로 보지 못해 아쉽다"며 "경기 내용이야 어떻든 류현진 선수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류현진이 1회부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안타를 잇달아 허용하면서 2점을 내주자 시민들은 '일찍 강판되는 것 아니냐'며 마음을 졸였다. 그러나 2회말 그가 다저스의 역전 발판을 만든 희생플라이를 쳐내자 환호하며 다시금 승리를 기대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3회초 안타 3개를 내리 얻어맞은 데 이어 1루 베이스 커버 실수 등을 저지르면서 2점을 추가 허용했고, 다저스가 6-4로 다시 앞선 3회말 타석 때 교체됐다.
시민들은 포스트시즌 핵심 경기에서 류현진이 좀 더 오래 마운드를 지키지 못한 데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이후 다저스 타선이 폭발, 13-6으로 애틀랜타를 크게 이기자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DMB로 틈틈이 경기를 봤다는 직장인 서모(28)씨는 "초반 불안을 극복하고 조금만 더 던져주기를 바랐는데 일찍 내려와서 아쉽다"며 "그래도 타점까지 올렸고 이기는 상황에서 내려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손모(31)씨는 "마침 오전 회의시간이어서 팀장님 없는 사이에 몰래 숨죽이고 휴대전화로 경기를 시청했다"며 "류현진이 희생타를 쳤을 때는 다들 소리도 못 지르고 좋아했는데 선발 등판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사 김중호(51)씨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다고 해 야구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운전사들도 내 차로 모여 DMB로 함께 경기를 봤다"며 "타점 올릴 때는 환호성도 질렀지만 투구가 처음부터 좀 불안했다. 기대가 너무 컸나 싶기도 하지만 어디 오늘만 날이겠나"라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