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손 고문이 지난달 29일 귀국할 때만해도 출마에 부정적이었다는 것이 손 고문 측근들의 말이다.
"예술인은 예술로 말하고 정당과 정치인은 선거로 말한다. 저는 지금까지 우리 당과 민주정치가 저를 필요로 할 때 제 몸을 사리지 않고 던졌다. 그러나 과연 지금이 그 때인지는 의문이 많다"는 귀국 일성 중 후자에 방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지난 4일 김한길 대표와의 회동에서도 유지됐다. "지난 대선에 패배해 정권을 내주게 한 죄인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출마하는 것이 국민 눈에 욕심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김 대표가 이틀 뒤인 지난 6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열린 손 고문 귀국환영만찬을 찾아가 다시 출마를 요청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 대표는 거듭된 요청에 손 고문이 "조금 시간을 갖고 국민의 뜻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갖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 대표와 손 고문이 양자회동을 마친 뒤 이어진 환영만찬에서 측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고 한다.
손 고문의 측근인 한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봤지만 만찬 자리에서는 출마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손학규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이 있다"며 "당이 강력이 요구하니까 손 고문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의 독주와 당이 처한 위기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손 고문이 당의 거듭된 요청을 뿌리치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손 고문은 7일 당과 시민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의 의견을 듣는 등 자신의 출마에 대한 최종 의견 수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8일 오후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기념식에서 출마에 관한 최종입장을 밝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