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배달된 뒤 아직까지 일부 찾아가지 않는 택배 때문에 아파트 경비실과 슈퍼 등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은 하루에 2번 “경비실에 맡겨놓은 택배를 찾아가라”는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산더미처럼 쌓였던 추석 택배 가운데 일부 택배를 입주민들이 찾아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비실이 담당하고 있는 세대만 100여 세대.
경비실 한 쪽 구석에는 추석 전·후 배달된 뒤 주인을 찾지 못한 택배 5~6개가 그대로 쌓여있다.
경비원 김모(62) 씨는 “주인이 있는 물건이라 버릴 수도 없고 적힌 호수로 직접 갖다 주자니 집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안내 방송을 하고 일일이 집을 찾아 전해줘서 그나마 지금은 줄어든 상태지만, 아직도 찾아가지 않는 택배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의 인근 또 다른 아파트 상가 내 슈퍼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슈퍼는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택배를 대신 보관해주고 있지만, 아직도 찾아가지 않은 택배가 10여 개에 달한다.
슈퍼 주인은 “택배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해서 찾아가라고 해도 ‘알겠다’고만 하고 가져가지 않는다”며 “남에 물건을 장시간 보관하고 있는 것 자체도 불편한데 상하는 음식물 같은 게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인이 찾지 않는 택배로 아파트 경비실 등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주말이 낀 긴 추석 연휴가 이유로 작용했다.
워낙 많은 택배가 배달되다 보니 그만큼 찾아가지 않는 택배도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로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은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경비원 김 씨는 “택배를 장시간 맡아놨다가 이상이라도 생기면 경비원 탓을 할 것 아니냐”며 “택배를 맡아주는 것은 불편하지 않지만, 제때 찾아가주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