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車 진출입로가 막은 인도…안전 위협

대전 중구청 "법률상 문제없어…안전대책은 아파트 측에서 마련할 것"

기존 직선 형태로 이어져있던 인도를 가로질러 차량 진출입로가 생긴 모습. 일부 주민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기존 직선 형태로 이어져있던 인도를 가로질러 차량 진출입로가 생긴 모습. 일부 주민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대전 서대전네거리 부근 대로변에 한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 뒤 이 일대를 오가는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아파트 차량 진출입로가 기존에 있던 인도를 가로질러 곧장 큰 도로(중앙로)와 연결되면서 인도 일부가 뚝 끊긴 것. (사진 참조)

때문에 이곳을 지나 서대전네거리 방면으로 가려는 행인들은 왼쪽으로 꺾어 진출입로 안쪽에 설치된 횡단보도를 건넌 뒤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야 한다. U자 모양으로 빙 둘러 길을 지나는 셈.

문제는 이 같은 형태의 통행로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지난 1일 해당 주상복합아파트 앞 인도를 살펴봤다.


왼쪽으로 꺾어 새로 생긴 횡단보도를 건너는 대신, 도로를 무단횡단해 곧장 건너편으로 향하는 행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자전거를 탄 주민들은 갑자기 확 꺾이는 길에 놀라 급정거를 하는 등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시민 김 모(64) 씨는 "주상복합아파트가 나오기 전 길이 살짝 내리막이라 자전거에 속도가 붙는데 급커브가 나와서 당황했다"며 "아무리 건물을 새로 지었다고 해도 시민들에게 이런 불편을 줘도 되는 거냐"고 말했다.

이 모(27) 씨는 "돌아가는 게 번거롭다보니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파트에서 나오는 차에 부딪히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진출입로가 서대전네거리로 이어지는 큰 도로와 바로 맞닿으면서 유발하는 '교통체증'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과 상가 이용자들의 차량이 줄을 이으면 가뜩이나 꽉 막힌 서대전네거리 일대 교통 혼잡이 더 극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자체가 주민들의 안전은 무시하고, 주상복합아파트의 편의만 봐주는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관할 자치단체인 대전 중구청은 실태파악조차 안 된 모습이다.

중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공무원이 직접 현장에 나가지 않고 감리자를 통해 준공검사를 하고 있어 현장 상황은 따로 확인을 해봐야 될 것 같다"면서도 "진출입로는 사유지를 매입해 조성된 것으로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곳 말고는 진출입로를 낼 공간이 없어 부득이하게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전대책에 대해서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교통지도를 한다든지 노력을 해줘야 될 것 같다"며 아파트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었다.

해당 주상복합아파트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곳을 지나는 차량과 주민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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