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행정대집행 '충돌'…시위자 9명 연행

경남 밀양시가 이틀째 송전탑 반대주민들이 설치한 움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시도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3일 밀양시 단장면 765kv 건설공사 4공구 현장사무소 앞.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밀양시와 경찰, 그리고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등과 충돌과 대치가 반복되고 있다.


전날에도 행정대집행으로 움막 철거에 나서자 반대 주민 등이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지금까지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문정선 밀양시의원(민주당)은 움막 철거에 항의하며 목줄을 감고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고, 장하나(민주당), 김제남(정의당) 의원도 현장을 지켰다.

이같은 상황은 개천절인 3일에도 이어졌다. 휴일을 맞아 탈핵 희망버스를 타고 대학생과 시민단체 회원 등도 동참했고 현장사무소 앞 이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했다.

현장사무소 안 야적장에서 헬기가 쉴새없이 자재를 실어 나르자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등은 격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부끄러운 공사, 부끄러운 공권력'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한동안 도로에 누워 기습 시위를 벌였다.

급기야 고등학생이 포함된 시위자 7명이 현장사무소 철망을 뚫고 야적장으로 진입하면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졌고 이들은 모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연행됐다.

잠시 대치 상황이 이어지다 충돌은 또다시 벌어졌다.

한 시민단체 회원이 경찰의 시위장면 촬영을 피켓으로 가로막자 이를 저지하려던 경찰이 밀쳐내면서 시위 참가자들과 고성 등이 오가며 극심한 몸싸움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2명이 경찰에 추가로 연행됐다.

밀양시 공무원들이 행정대집행에 나섰지만 주민과 시위 참가자들이 서로 팔을 걸고 격렬히 저항하면서 철거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참가자는 "정부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책임지고 공사를 강행할 지, 중단할 지 납득이 가도록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며 "할머니의 고통을 짓밟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천벌을 받을 일이다"고 소리쳤다.

밀양 765kv 반대대책위 김준한 공동대표는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단식에 동참하는 등 자칫 쓰러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진지하게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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