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오는 7일 3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1, 2차전 원정 뒤 하루를 쉬고 7일 LA 홈 경기다. 아직 공식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류현진이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에 이어 3선발로 나선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NL 동부지구 우승팀 애틀랜타는 최근 5년 동안 3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강팀이다. 올해 막판 세인트루이스에 밀렸지만 시즌 내내 NL 최고 승률을 달렸다. 특히 올해 NL 15개 팀 중 홈런 1위(181개)를 기록했다.
▲류현진, 애틀랜타전 ERA 2.13
하지만 류현진은 올해 애틀랜타에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였다. 2경기 선발 등판해 승패는 없었지만 평균자책점(ERA) 2.13을 찍었다. 12⅔이닝 11탈삼진 11피안타 3실점했다.
첫 등판이던 지난 5월 18일 원정에서 5이닝 동안 탈삼진과 피안타, 볼넷 모두 5개씩을 기록하며 2실점했다. 4-2로 앞선 6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 방화로 5-8 역전패하면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6월 8일 두 번째 펼쳐진 홈 경기에서는 7⅔이닝 6탈삼진 6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다만 타선 침묵으로 1-1로 맞선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가 역시 승리를 거두진 못했다. 다저스는 연장 10회말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홈런 1위 팀이었던 만큼 첫 등판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다가 볼넷이 많았다. 애틀랜타 홈인 터너 필드 첫 등판과 원정이라는 부분도 작용했다. 그러나 한번 맞붙은 뒤에는 상대 타자들을 분석해 역투를 펼쳤다.
▲유독 프리먼에 약해 '피안타율 7할5푼'
하지만 분명히 경계해야 할 타자가 있다. 바로 애틀랜타의 차세대 거포 프레디 프리먼(24)이다.
류현진은 프리먼에게 무려 7할5푼의 피안타율을 보였다.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에 2루타도 1개, 볼넷도 2개가 있었다. 출루율은 8할3푼3리나 된다. 애틀랜타와 2경기 피안타율이 2할2푼4리, 피출루율이 3할2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히 류현진 천적이라 할 만했다.
프리먼은 첫 경기부터 류현진을 괴롭혔다. 1회 볼넷을 얻어내 출루하더니 3회는 역전 적시타까지 때려냈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3회 연속 안타와 땅볼로 동점을 허용한 뒤 프리먼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역전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5회도 프리먼은 볼넷을 골라냈다.
이날 류현진이 5이닝 만에 내려온 것은 볼넷 5개를 내주는 등 투구수 100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5볼넷 중 2개를 골라낸 프리먼도 분명 영향을 미쳤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류현진의 승리를 막았다. 1회 류현진에게 좌전 안타를 때려낸 프리먼은 4회 선두 타자로 나와 초구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쪽 2루타를 뽑아냈다. 이후 류현진은 2사 3루에서 댄 어글라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제점을 내줬다. 이날 류현진이 1-1로 맞선 8회 2사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내려간 것을 감안하면 뼈아픈 점수였다.
프리먼은 올 시즌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헌터 펜스(샌프란시스코)와 함께 3대 천적으로 꼽힐 만하다. 류현진은 골드슈미트에게 14타수 7안타 1홈런 2루타 2개, 5타점을, 펜스에게는 14타수 6안타 2루타 2개, 5타점을 내줬다.
▲SI "프리먼 기록 눈여겨봐야"
프리먼은 좌타자임에도 올해 왼손 투수에 비교적 강했다. 우투수 상대 타율이 3할3푼4리인 프리먼은 좌투수에도 2할8푼7리의 수준급 타율을 보였다. 다저스 좌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게 애틀랜타 타자 중 유일하게 홈런을 뺏어낸 선수기도 하다.
프리먼은 올해 데뷔 4년 만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3년 연속 20홈런을 넘기며 타율 3할1푼9리 23홈런 109타점을 수확해냈다. 지난해 첫 포스트시즌에서도 타율 7할5푼(4타수 3안타) 2루타와 볼넷 1개씩을 기록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도 2일(한국 시각) 이번 시리즈 전망 기사에서 프리먼의 후반기를 '요주의 기록'(Stat To Know)으로 꼽았다. 프리먼은 후반기 타율 3할푼5리 출루율 4할8리 장타율 5할4푼4리를 기록했다. 후반기 14홈런은 팀 내 1위고, OPS(출루율+장타율) .952는 두 팀 전체에서 핸리 라미레스(.970)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SI는 "프리먼은 왼손 투수에게도 약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다저스가 시리즈 5차전 중 세 번 왼손 선발을 낸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5차전까지 승부가 간다면 다저스는 1선발 커쇼가 두 차례, 류현진은 한 차례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올해 애틀랜타전에서 류현진을 괴롭혔던 프리먼. 이 천적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류현진의 첫 포스트시즌 선발 경기를 좌우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