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제38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 참석차 서울을 방문 중인 라클리어 사령관은 전날 수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일본의 개헌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일본 국민이 헌법 문제나 정치논쟁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언급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신중론을 폈다.
그는 다만 북한의 위협을 언급한 뒤 "일본뿐 아니라 역내 모든 정부는 이런 위협을 차단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의 조직이나 법이나 헌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토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보협력'이라는 조건을 달긴 했으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헌법해석 변경 등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긍정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실제로 라클리어 장관은 북한의 위협이 더이상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각자 가진 역향을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 정보공유 강화를 주장했다.
이에 앞서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최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논의에 대해 "자신들의 국가안보를 재설정하는 차원이라면 도울 수 있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해 한국군의 역량 확보가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먼 사령관은 "한국도 스스로 더 많은 첨단역량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한국이 필요한 역량을 모두 확보했다고 확신할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가장 걱정되는 것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 위협"이라면서 "한국군과 함께 탄도미사일방어 등 우리 측 비대칭 역량 확보에 초점을 맞춰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전작권 전환으로 인해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군의 기여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는 데 대해서는 한국을 '혈맹'(blood alliance)으로 지칭한 뒤 "그렇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서먼 사령관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그가 북한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면서 "가장 큰 우려는 그가 핵무기와 핵물질, 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의 보유를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따라서 매일 북한을 면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김 제1위원장이 스위스에서 공부하는 등 서구식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를 낙관했으나 지난해 '2.29 합의' 파기와 잇단 도발을 보고 우려를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